보수라 자칭하는 사람들의 논법

무명씨의 선례집 규정에 대해 - 사례를 억지로 맞추는 것은 안됩니다.


한동안 국회 사례집까지 찾아보시는 어느 분때문에 말이 많았나보다.
그리고 여전히 오가는 말속에, 정작 알맹이인 미디어법은 숨어버린다.


중요한건 "이전에도 날치기가 있었고, 군인출신 국회의원들 뽑아서 5명을 날려버려도 그것은 합법이다"라는 기계적인 절차적 정당성이 아니다. "저러한 식으로 법을 집행해도 되는가"라는 본질적인 정당성이지.

법조항과 기계적인 정당성? 물론 그것을 따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추어이고 편향적인 어떤 블로거가 할 일은 아니다. 평생 법조문을 연구한 법학자들이 논의할 내용이다. 그가 어떠한 조항을 찾아내었다라고 치지만, 그 조항이 다른 무엇보다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보장이 있는가, 그 조항이 이후에 어떠한 식으로 해석되고 활용되었는지에 대한 고려가 있는가.
대부분의 사학도들이 아마츄어 사학자의 독자적인 해석을 신경도 쓰지 않는 것처럼, 나도 그의 해석이 어떤지 신경쓰고 싶지 않다. 법학이란게 단순히 "조항/판례 찾아내기" 에 국한되는 유치한 말장난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으니까.


다만 짜증나는 건, 저런 논의들을 앞세워서 논점을 흐리는 사람들을 보는것. 그쪽은 늘 그러했다.

"미디어법 통과가 절차적으로 부당하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민주당쪽이 투표 방해행위를 했다고 제시하는것, 이전에 날치기를 열린우리당도 했다고 말돌리는것, 갑자기 강기갑 의원이 시바스 리갈 좋아한다고 욕하는것까지...

문제의 핵심을 피하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여 상대를 진흙탕으로 끌어내리고 쿨하게 "정치란 원래 지저분한거다"라며
다시 자기 지지 정당으로 돌아가는것.
그런건 매우 쉬운 행위이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상대의 헛점을 찾으면 집요하게 물고늘어져서 그 작은 이슈안에서 승리를 구가하는것. 그리고 그것은 매우 비겁한 행위이다. 자기가 무엇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는지에 대한 이유 없이 상대에 대한 승리만을 추구할 뿐이니.

참...변하지 않는다. 노무현정도가 죽은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강기갑이 시바스 리갈을 먹었다고 치자, 열린우리당도 날치기를 했었다고 인정하자, 민주당쪽에서 투표 방해행위를 했다고 하자,

그래서 미디어법의 통과가 절차적으로 정당한건가?
정당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이런 정치적 후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미디어법을 통과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걸 이치에 맞게 설명해주는 한나라당 지지자를 만나보는게 꿈이었다.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했다. 헌데 그런 사람을 찾는건 여전히 요원해보인다. 우리나라의 보수아닌 보수라는 기형적 토대 때문인가?



by 흑설탕기사 | 2009/07/28 20:19 | 정치적 인간 | 트랙백(2)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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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cribbles. at 2009/07/30 01:43

제목 : 역시 그들의 뻔한 논법.
지적하고 있는 일명 '보수'라는 사람이 쓴 글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지적한 대로 그러한 방법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킬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날 열린 우리당이 날치기를 한 것을 인정한다면, 그때 날치기로 통과한 법안도 모두 무효로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미디어법안의 통과가 날치기였고 '원천무효'되어야 옳다면, 지난날 열린우리당이 날치기 통과한 법안도 모두 '원천무효'되어야 옳지 않을까? 오류는 바로 여......more

Tracked from 해달이의 잡동사니 창고 at 2009/07/31 02:04

제목 : 진보에서 말하는 본질이란 무엇일까?
보수라 자칭하는 사람들의 논법난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본질이 뭘 말하는건지 궁금하다. 미시적인 부분은 버리고 거시적으로 보자는걸까? 그러니까 그들은 커다란 정의를(" 나는 알파요 오메가요" 라고 예수님이 말하셨다던가?) 가지고 위법행위를 한것이니 옳은 것이고 그들의 반대편의 사람은 불의를 행한것이니 어떤 방식이던지 그들은 거시적으로 그러니까 본질적으로 옳다는 것인가?그들이 말하는 본질은 항상 껄끄럽다. 내가 찔리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more

Commented by 解鳥語 at 2009/07/28 20:27
이런 사례가 있죠...일본의 군부가 계획적으로 도발한 중일전쟁에 대해 서술하며 전쟁의 목적, 침략성, 일본군부의 계획은 그저 뭍어두고 그 시발점이 된 노구교 사건에서 노구교에서 누가 먼져 총을 쐈는가? 라는 미시적인 팩트를 끌어와 일본군이 사격했다 중국군이 사격했다 당시 시간을 보니 일본군은 살아 돌아왔고 야전부대가 돌출행동을 했다 중국군이 과민반응 했다 등의 따위의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사소한 문제의 세밀한 연구를 장황하게 펼치며 결국 정작 중요한 일본이 중일전쟁을 장기간 계획하고 도발했다는 사실을 모호하게 물타기 하는 모습....과거, 현재도 이어지는 일본극우파들이 즐겨쓰는 역사 해석방법이죠. 이글루스 자칭 우익들이 즐겨쓰는 못 된 수법을 이런데서 배운게 아닌가 합니다. 자신들은 팩트를 주장한다고 하지만 결국 은폐의 한 방법이죠. 저도 욱하는 마음에 트랙백을 했지만(이런거 내비두면 더 날뛰지 않을까요..^^;) 님의 글을 보고 생각해 보니 씁슬하군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8 23:47
욱하시는건 알겠지만,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사전을 찾아서 정의를 찾는것도 아니고 열심히 반박 증거를 찾아봤자 "아님 말고"로 넘어가버리지요. 실은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란 걸 그쪽도 알고 있으니까요.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9/07/28 21:34
그들(우파,쿨게이)은 늘 기계만 보지 본질은 외면해버리죠...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8 23:48
음...그래서 그런 글은 외면해버렸으면 한데, 의외로 화제의 중심이 되는걸 보면 안타깝네요.
Commented by hotdol at 2009/07/29 14:31
그정도 다수당이면 그정도 실적은 올려야 가오가 살잖아요.
아마 이번에 통과 못시켰으면 한나라당 내부에 엄청난 후포풍이 불었을 텐데요.
Commented by 두번째추천평관련인데 at 2009/07/29 14:44
이글루스가 언제 한번이라도 그런적 있었냐능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7/29 15:15
잘 읽었습니다. 5월달에 있었던 일인데, '그 분'은 괜히 증언자들의 증언의 오류만 잡아내더라구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분명히 '쿠데타를 일으킨 정치 군인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인데도 마치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 일어난 폭동인양 물타기 하는 모습.....

으휴.... 라는 생각뿐.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9 16:03
기억납니다.

결론을 단정지어놓고 여기와 맞는 자료만 골라서 내놓으시지요. 완벽한 물타기 논리인데 문제는 이게 이슈화되어서 어느새 전체 논의를 부정하는 것처럼 흘러간다는 거죠.
그 노력을 다른 식으로 쓰시면 모두가 행복할텐데 말이지요. 그냥 봐도 못본척 하고 살아가는게 최선이겠죠.
Commented by 나이쑤 at 2009/07/29 15:41
그래서 인터넷 수구우익들을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 이런 거였지요.몇몇 부분만 들춰서 그걸 프레임을 짜서 지엽적으로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정작 전체적인 모습과 사실은 외면한 채.

그런 글은 외면하면 그만인데 항상 '호위함대(?)'가 '좌글루스(?)를 무찌르겠다'고 공감 올리니 문제지요.더군다나 티X무가 블로그 폭파하고 잠수 탄 이후로 그 동네에서 들락거리던 호위함대짓 하던 애들이 이제는 '티X무의 오마쥬'가 되고 싶었던지......말 안해도 다 아실 듯.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9 16:02
이글루스 시스템의 문제네요. 몇명의 고정 추천자만 있어도 메인으로 올라가는것.
저는 다만 안보고 싶을 뿐이네요.
Commented by SoulbomB at 2009/07/29 16:16
우리나라에 보수가 있었어요??

에이 농담두 잘 하시네 ㅎㅎ

...후우

저도 보수에 가까운데 좌빨 취급 받네요 -.,-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9 21:40
보수가 한나라당 찬성이 되는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한나라당 찬성글을 한번이라도 보고싶네요..
기껏해야 이념 청소를 하기 위해 국민의 30%가 지지를 주어 정권을 잡게 한게 아닐텐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유치찬란 at 2009/07/29 16:21
헌정파괴나 하는놈들이 좌파니 우파니는 무슨..

우리나라엔 보수-좌파는 없고 수꼴이랑 민족주의좌빨, 어중간하게 힘없는 중도만 있는 이상한 나라같음.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07/29 16:32
일본 기록 한 줄 가져다가 청산리대첩을 송두리째 부인하던 양반이니 뭘 더 바랄까요 -_-;;
Commented by 꿀꿀이 at 2009/07/29 16:52
음... 제 3자로서는 헷갈리네요... (보수진보 다 싫어함)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한 '미디어법이 좋은 법인가 나쁜 법인가' 는 이미 논점에서 밀려난 것 같고

'법안 통과 절차가 적절한 것인가 아닌가' 는 당연히 '아니다' 일텐데 문제는 '아니다' 라고 하더라도 국회의원 당사자들의 문제이니 법이든 도덕적이든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 x 같은 현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해당 법안 통과를 받아들일 것이냐 저항해야 할 것이냐' 인데 여기에는 다들 한 마디도 없고 (개인적으로 나의 손익에 크게 관계없으면 받아들여도 문제는 없음; 정부랑 싸울 자신도 없고)

그런데 다들 중요한 것들은 다 빼먹고 누가 xx 라고 했는데 xx 라고 하면 안된다 라는 말꼬리 잡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으니

말싸움이라는게 주제는 잊어버리고 상대방 헐뜯는 게 제일 중요하다 라는 게 강조되는 분위기에서는 뭐 아무 말도 할 수 없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9 21:36
그러게요. "국회 어디어디에 이러한 선례가 있어서 날치기 해도 합법이다"라는것 가지고 일반 유저들이 싸울 이유도 없고 그럴 능력도 안되지요.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문제니까요.

미디어법이 왜 옳은가에 대한 글을 좀 봤으면 좋겠군요. 전 아무리 찾아도 "미디어법이 통과되어도 나쁠건 없다"정도의 글밖에 보지 못했네요.
Commented by 대한민국 친위대 at 2009/07/29 17:14
본질을 외면하고 헛소리 하는 집단들을 보면 웃음 밖에 안나옵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인정해야 할텐데, 본질을 흐리는 말장난으로 "5.18은 폭동이다!" "민주국가에서 무슨 폭력시위냐!" "민주주의라는거 평화적으로 쟁취해야 하는거 아니냐" 하는 소리를 하는걸 보면 웃음이 나오는 것도 모자라 "에라 저 빙신새끼들. 니들은 역사책 봤냐?"라고...

작년 촛불집회 때만 봐도 몇몇 꼴통들이 시위의 본질을 보는게 아니라 시위 과정에 나타난 폭력행위만을 부각시켜서 좌빨들이 폭동을 일으니키 서울 전체를 마비시키니 하는 소리들을 하니...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29 21:37
음, 조작을 잘못해놔서 비로그인 댓글을 허용했더니 역시나 그렇군요.
다시 변경하고 비로그인 댓글은 지우겠습니다.
Commented by LVP at 2009/07/29 23:57
역사지식과 인격이 맛이 가면 개그맨이 될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후덜피아 at 2009/07/30 00:28
그러고선 하는 말이 본인들은 아주 좋은 팩트로 논리를 일관하고 있고, 이러한 팩트를 들이대는 데에도 당신(상대)들은 아니라고 우기는 게 일상인 듯합니다. 원래 그래왔지만-
Commented by 명랑이 at 2009/07/30 08:29
저열함은 "목적"에 의해서 나온다기보다는 그냥 사람이 그렇기 때문에 나오는게 아닐런지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30 12:44
으음...그럼 그런 사람들 만이 그쪽 계통으로 편입될 수 있는 걸까요.
하긴 정상적인 반응이라면 "이건 한나라당이 잘못했지만 이런것은 잘하고 있지 않냐?"라는게 맞을텐데요.
Commented by 로미 at 2009/07/30 11:15
트랙백에는 또 말꼬리 잡기식 글이 달려있네요. 보수들은 역시 답이 없는듯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30 12:41
하하.. 저도 봤습니다. 좀 웃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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