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왜 욕먹는지?

서태지, 너무하다

서태지의 싱글 신보들 후에 정규 앨범이 나왔다.
헌데 곡이 겹친다고 욕먹는 서태지....
난 왜 욕먹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우리나라는 싱글 앨범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나라였고, 가수들은 묵묵히 작업하다가 정규 앨범으로 터뜨리고 이걸로 활동하다가 다시 잠수를 타는 사이클로 활동해왔다. 그리고 그 "잠수를 타는 사이클"은 서태지가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전까지는 한곡 띄우고 사그라지면 바로 다음곡 띄우고...하는 식으로 활동해왔다.

헌데 우리나라에도 "싱글앨범" 혹은 "미니 앨범"이라는 것이 나타나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이유는, 당연히 불법복제와 앨범 판매 감소로 인해서 정규앨범이 더이상 파괴력을 가지지 못하면서이다. 기획사들은 노래 하나를 중심으로 싱글/미니 앨범을 찍어내고 장당 기대 수익을 낮추는 대신 장당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 돈을 낮추면서 수지타산을 맞추려 했다. 나중에 이를 모아 정규 앨범을 내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노렸다.


이제는 누가 몇집 앨범을 냈는지는 소수의 팬들만 기억할 뿐, 다들 노래 하나를 띄우고 거기에 맞춰서 음원을 팔고 싱글을 팔려고 하지 이전처럼 앨범을 만들어 거기에 신곡을 꽉꽉 채우는 것은 멸종 위기에 봉착했다. 그나마 임팩트 있었던 이적, 김동률 등이나 수익을 냈을뿐, 완성도를 높였던 이소라 7집도 꼴랑 3만여장 팔렸다. 장당 가수가 먹는 돈을 넉넉하게 1500원으로 계산해도 수익은 4500만원. 세션/작곡/작사 등의 투자를 하면서 1년여 가량의 작업을 해도 수입이 4500만원에 이르는 사업이 있다면(순수익은 얼만지 모르겠음) 그 장사는 접어야 한다.

새로운 모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가수를 살펴보면, 빅뱅.
빅뱅은 2006년, 1~2개월 텀을 주고 3개의 싱글을 발표하고 12월에 정규앨범을 냈다.
정규앨범 수록곡

1     Intro (Big Bang)
2    She Can't Get Enough 
3    Dirty Cash  
4    다음날 (승리 solo) 
5    BIG BOY (T.O.P solo)
6    흔들어 
7    눈물뿐인 바보
8    My Girl (태양 solo)
9    La-la-la
10    This Love (G-Dragon solo)
11    웃어본다 (대성 solo)

이중에 신 발표곡은 인트로 빼고 5곡. 하지만 솔로곡을 빼면 3개.

2007년 또한 3장의 미니앨범으로 거짓말, 마지막인사, 하루하루를 히트시키고 이를 모아 정규 앨범 2집

1     Intro - 모두 다 소리쳐
2    오,아,오
3    붉은 노을 
4    반짝반짝
5    Strong Baby (승리 Solo)
6    Wonderful
7    멍청한 사랑
8    하루하루 (Acoustic Ver.)
9    거짓말 Remix
10    마지막 인사 Remix
11    Remember

이중에 신곡은 6곡. 솔로를 빼면 5곡.


서태지의 경우는 신곡이 2곡밖에 안되고 그중에서도 리믹스 된 곡이 많으니 조금 더하기는 하지만 기본 전략은 같다. "각 싱글앨범에 타이틀 곡을 중심으로 1,2곡정도 넣고 이를 합하여 정규앨범에 신곡 몇개 더."라는 전략.
헌데 빅뱅은 괜찮고 서태지는 안되는 이유는...서태지는 대중 음악가가 아니라서 그런가?

외국의 예를 들어봐도 다르지 않다. 싱글 앨범중에 정규앨범에 들어가지 않은 앨범을 발표한 가수가 있는가? 내가 알기로는 없다. 보통 정규 앨범을 작업하고 이중에 히트될만한 곡을 커트해서 싱글앨범을 만든다.


그렇다면, 이번 서태지가 싱글로 우려먹었다고 욕을 먹는 이유는 뭔가? 싱글이 안나오고 정규 앨범만 나왔다고 한다면 이런 말은 나올리가 없었을 것이다. 수록곡 수가 적기는 하지만, 원래 서태지는 앨범에 곡을 꽉채우는 사람은 아니었다. 싱글을 먼저 발표해서 문제라면 빅뱅을 비롯한 다른 대중 가수들에게는 이런 얘기를 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규 앨범만 발표하는 것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바보같은 일인데 왜 이를 따르지 않는 가수들을 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설령 그가 상업성을 쫓는 가수이고 이것 때문에 싱글을 컷해서 먼저 야금야금 발표했다고 치자. 그게 왜 욕먹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그가 앨범사라고 강매한것도 아니고 마음에 안들면 안사면 그만인데.


서태지는 여러모로 욕먹는 가수인듯 하다. 그것은 서태지가 우리나라 가요시장을 바꿔버린 혁명자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중가수라는 것을 사람들이 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케팅을 하거나 수익성을 추구하면 안되는 성스러운 뮤지션의 굴레를 서태지에게 씌워놓고 욕하는 것은 그만봤으면 좋겠다. 서태지는 어디까지나 뛰어난 대중성으로 인정받은 가수고 그것때문에 아직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수인걸.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흑설탕기사 | 2009/07/01 17:21 | 트랙백(2) | 덧글(36)

트랙백 주소 : http://bsknight.egloos.com/tb/242535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동쪽의 아레스실버 at 2009/07/02 00:35

제목 : 아무래도 제 빠심은 접혀진 듯 하옵니다
이게 상업적이 아니면 뭐가 상업적이지 서태지 8집 정규 앨범 이야기입니다. 앞서 나온 싱글 2매는 두 장 다 안 질렀습니다. 저는 이 싱글 곡들이 당연히 정규 앨범에 실려나올 거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진짜 빠라면 그 사이를 못 참고 알고서도 질렀겠죠... 다 알아요... 싱글 2매의 커플링 곡은 아마 앨범에 안 실리겠지, 라고 생각하신 분들 많은 모양인데요, 전 아마 그러면 서태지 씨 욕했을 겁니다. 그리고 궁......more

Tracked from Musica Ricer.. at 2009/07/02 01:42

제목 : 왜 서태지가 욕을 먹냐고?
시계를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Moon Part A] Track List 1. Speak to me 2. Breathe 3. On the run 4. Time [Moon Part B] Track List 1. The Great gig in the sky 2. Money 3. Us and Them 4. Any Colour You Like 핑크 플로이드 [......more

Commented by 라르고 at 2009/07/01 17:43
서태지에게는 언제나 그 누구보다도 엄격한 잣대를 들죠. 언론이나 팬들이나 안티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단지 뛰어난 뮤지션이었으면 그럴리도 없을텐데, 서태지가 좋든 싫든 이미 조용필 이후의 세대 중에서 가장 한국 음반시장을 뒤흔드는 거물이 되어 버려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1 21:12
서태지의 음악성이 가장 뛰어났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가 가요 판을 뒤집어버린 것은 확실하지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수많은 팬과 안티팬들을 몰고 다니나 봅니다.
Commented by 카루 at 2009/07/01 18:01
다른 가수들은 더 심하군요 -_-;; 저럴 줄은 몰랐는데.
서태지는 앨범 곡 숫자 가지고 까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뮤지션일 겁니다...

기자들이야 서태지 가지고 기사쓰면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더 보니까 그럴 거고

살 사람은 사고 안 살 사람은 안사면 되는 건데 사람들이 참 -_-;;
Commented by 건전유성 at 2009/07/01 21:11
기자들이야 서태지 가지고 기사쓰면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더 보니까 그럴 거고

->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죠. 서태지 가지고 까거나 뭐라고 쓰면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더 보고, 하나라도 더 덧글을 달고 트랙백을 걸죠.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1 21:28
곡수가 중요한건 아니겠지요. 많더라도 그냥 채워넣는거랑 신경써서 꽉 채워넣는건 다른 문제이고 서태지는 언제나 후자쪽이었지요. 트랙수가 10개를 넘은적이 거의 없었고 이번에는 12트랙이나 되네요.

저는 싱글 발표를 보면서 정규앨범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정규앨범 발표되자 곡수가 별로 없다고 비난을 하는걸 보니 좀 황당하네요.
Commented by 혼琿 at 2009/07/01 23:40
뭐 그거라기보다는 원래 싱글은 앨범 중에서 싱글성 곡을 커트해서 한두 곡 담아내는 건데, CD나 MD로 낼 경우, 한 곡이나 두 곡만 담기는 뭐해서 그 싱글의 리믹스를 끼워 넣죠. 그런데 이번 서태지 신보에서는 그 리믹스도 정규앨범에 넣어서 뭐라 말이 있는 듯.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1:51
결국 B side 곡을 채워넣지 않았다고 욕하는 모양이군요.
헌데 B side 곡을 듣기 위해, 소장하기 위해 싱글 앨범을 사려는 사람을 노리는거야말로..상업적인것으로 보이는걸요. 싱글 산사람은 그냥 싱글만 사고 있으면 될텐데 왜 난리인지..
Commented by 아레스실버 at 2009/07/02 00:12
전 일부러 싱글 안 사고 정규 기다렸는데 이걸 또 상술이라고 까는 사람들이 있군요.
제 상식은 안드로메다 상식인 거였나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1:52
제 상식도 그랬나 봅니다;;

아니, 다들 싱글 앨범이 뭔지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 서태지가 이렇게 발표하고 나서 부랴부랴 찾아보고 "이전이랑 달라!"라고 욕하고 있는 걸로 보이네요.
Commented by 델피니 at 2009/07/02 00:32
저처럼 조금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치는 않아요.
다른 가수들 처럼 음반 시장의 침체에 일종의 전략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뭐랄까 ㅎ 좀 더 많은 신곡을 듣고 싶었다랄까요 ㅋ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1:53
음...저도 좀더 많은 신곡을 듣고 싶습니다만, 뭐 그거야 뮤지션의 자유이니까요. 골방에 가둬놓고 "신곡 더 뽑아내!"라고 윽박지를 수는 없으니 어쩔수 없는 거겠죠.
Commented by 네잎클로버 at 2009/07/02 01:00
흔히 말하는 '서태지'라는 떡밥은 확실히 기사거리가 되기 때문이겠죠.
두장의 싱글을 가지고 있고 아직 정규앨범은 구입하지 않았지만, 애초에 정규앨범에 두 싱글의 곡이 들어가고 + 신곡 이라는 틀은 알고 있었기에 그다지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확실히 더 많은 신곡을 원했던 입장으로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없잖아 있네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1:55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정규앨범이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죠.
뭐 많은 신곡이야..서태지 성격상 그렇게 찍어내듯이 나올리가 없지요.
Commented by 덧니 at 2009/07/02 02:07
글 잘 읽었습니다. ^^ 다만 '싱글앨범' 은 한국에서만 잘못 쓰이고 있는 단어로서
'싱글' 이 맞습니다. single -> EP (extended play : 미니앨범으로 볼 수 있는
작은 앨범 정도의 개념) ->앨범 (LP라고도 많이 부릅니다) 이지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1:57
음...잘못알고 있었군요. 정정하겠습니다. 헌데 우리나라에서는 single, EP, 앨범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것 같네요.
Commented by 짱박힌포르노 at 2009/07/02 02:46
이렇게 까지하고도 옹호해주는. 참 서태지 대단.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2:00
옹호하는 이유는 단하나. 음악이 좋기 때문입니다. 서태지가 더이상 좋은 음악을 내놓지 못하면 한 앨범에 15곡씩 꽉꽉 채워서 넣어도 관심 안가질 겁니다.

헌데 이렇게까지 쫓아다니면서 욕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군요. 서태지가 돈많이 버는것 같아서 배아파서인가요? 더 좋아보이는 뮤지션이 돈을 못버는것 같아서인가요? 그냥 남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기 때문인가요? 이해가 안되네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2 15:43
빅뱅으로 물타기하지 맙시다. 빅뱅의 싱글이나 미니앨범 중에서 전곡이 정규앨범에 실린 경우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 1집 2번째 싱글 이후로 최소 2~3곡은 앨범에 실리지 않았고, 처음 두 싱글의 경우 정규앨범에 실리지 않은게 1곡이었지만 보너스로 VCD나 DVD 얹어줘서 소장가치를 부여했습니다.

만약 서태지의 파트앨범이 정규앨범에 통채로 들어가는데다 정규앨범에 다른 곡까지 들어간다는 걸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었다면, 혹은 빅뱅 1집처럼 여름부터 한 달 텀으로 싱글 내고 연말에 정규앨범 내는 식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욕먹지는 않았겠죠.

이건 음악과는 전혀 상관 없는 '마케팅'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싱글을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앨범 중에 싱글컷된 곡만 좋아해서 앨범 안 사고 싱글만 경우도 있고, 팬이어서 앨범에 실리지 않은 곡도 다 듣고 싶어서 사는 경우도 있고, 돈이 없어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들어있는 싱글만 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싱글이라는 시스템이 생긴 건 그런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마케팅의 일환이지, 특별히 외국이 우리나라보다 더 상업적이어서 생긴 게 아닙니다. 그리고 서태지는 이제 막 정착하려고 하는 싱글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한 겁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시장교란이 서태지가 지닌 음반산업시장의 파급력으로 인해 전체 음반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6:29
링크된 글중에 재미있는게 있군요.
http://clockoon.egloos.com/2385674
36년이나 지난 마케팅 기법을 사용해서 욕을 먹는건가요. 외국에서 적용한 마케팅의 일환인 싱글 앨범을 도입하기만 하면 욕을 먹는건가요.

싱 글의 B side에 채우기용 노래를 끼워넣던지 아니던지, 그것은 뮤지션의 맘입니다. 정규앨범이랍시고 3,4곡만 넣는다면 욕먹을만 하지만 정규앨범을 12곡 꽉 채워도 이미 있던것이니 욕먹는다라...그것도 "싱글에 미리 나눠 넣을꺼다"라고 말을 해도 욕먹는걸 보니, 그런 행위는 극악무도한 절대악행인가 보군요.

화나는 이유가, 싱글에 들어있는 Bside곡이 없어서인가요? 그토록 서태지의 신곡을 하나라도 더 듣고 싶어서인가요? 그것을 모르겠군요. 상업적이여서? 그렇다면 (자꾸 빅뱅 끌어들여서 미안하지만) 기업 협찬 받아서 곡발표하는 빅뱅이 더 상업적인 것 아닌가요?

그리고 우리나라 싱글 시장은 정착한적 없습니다. 겨우 팬덤을 구축한 가수들이나 "미니앨범"이라고 하고 팔아대고 있는 수준이고, 보통은 앨범이랍시고 올려놓고 음원만 팔고 행사를 뛰고 있는 상황이지요. 붕괴되어버린 음반시장에서 가수들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서 모색중이지요.

이 음반 시장 붕괴의 책임을 서태지가 져야 하는가? 라고 본다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책임자는 불법다운받은 사용자와 음원료 50%씩 뺏어먹는 이통사들인데.
아마 서태지는 댄스가수들을 난립시킨 원죄까지 사함을 받아야 더이상 욕을 먹지 않는 건가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2 17:22
아아, 핑플의 다크사이드옵더문과 비교당하다니... 잠시 눈물 좀 닦고...

극악무도까지는 아니지만 상도의를 어긴 것은 맞습니다. 정규앨범 12곡 중에서 리믹스곡이 4곡이고 실제 곡은 8개입니다. 이것만 해도 거의 EP수준인데, 그중에 6곡은 기발표곡입니다. 그런데도 가격이 다른 음반에 비해 비쌉니다. 외국 음반 라이센스 수준이죠. 그리고 서태지가 [Moai] 낸 이후로 국내 가수들 EP음반 가격이 1000원 이상 뛰었습니다.

음악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미 발표한 음반의 전곡을 싣는 경우는 정말, 극히 드뭅니다. 핑크 플로이드는 정말 이례적인 경우고요. 그들이 그런 식으로 앨범을 낸 이유는 그들의 행보를 안다면 이번 경우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알 겁니다.
싱글을 내는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 여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입니다. 서태지처럼 2개 파트앨범의 곡 전부를, 순서까지 그대로 따와서 정규앨범에 싣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미리 얘기했다고요? 파트앨범에 그런 얘기가 써있습니까? 앨범 사기 전에 의무적으로 서태지닷컴이나 찌라시 기사라도 미리 읽어서 이게 나중에 정규앨범에 다 실리는 파트앨범인지를 소비자가 확인해봐야 하나요? 상식적으로 싱글을 사는 이유는 앨범에 실릴 A side곡과 앨범에 안 실릴 그 곡의 마이너버전 혹은 B side를 들어보고 싶어서지, 의미 없이 똑같은 곡을 두 번 사는 경우는 팬이 아니고서는 드물죠. 해외의 싱글 시장이 이 형태로 굳어진 건 괜히 그런게 아닙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서태지는 '낚시'를 한 셈이 된 거죠.

음반시장이 죽어가고 있는 지금 현재 활로를 모색중인 것이 미니앨범이라는 포맷입니다. 메이저에서는 가수와 기획사가 가져갈 수익을 이동통신사가 가로채는 구조인 디지털싱글의 폐해를 줄여보고자 미니앨범을 내고 있고, 인디음악 같은 경우는 가격경쟁력과 손쉬운 제작환경을 무기로, 유통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량으로 EP를 내서 음악적 성과물을 중간점검/평가받는 체계가 이제 막 구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죽어가는 음반산업을 살리고자 애쓰는 와중에 웬만한 정규 풀렝스 앨범값인 만원짜리 파트앨범을 내놓고, 또 1년 후에 파트앨범의 전곡을 수록한 정규앨범을 내놓은 행위는 시장을 교란한 행위죠. 겨우 안착하려는 시장에서 조성된 합리적인 가격을 멋대로 올리는 바람에 유통과정을 통해 다른 앨범들까지 덩달아 오르게 됐지요.

죄송하지만, 서태지도 기업하고 손잡아서 곡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버뮤다 트라이앵글도 서태지폰 등등 기업의 요구에 맞춰서 시크릿 나오기 전에 디지털 싱글로 나온 거고, 이전에도 Watchout이 있었고요. 디지털 싱글의 폐해를 잘 알텐데도, 서태지만큼 돈 걱정 안 하는 사람이 굳이 디지털 싱글로 프로모션하는 건 말그대로 기존 독과점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기득권을 충분히 누리겠다는 것이고, 실제로 그러고 있지요. 이걸 좋게 말하면 시장을 잘 이용하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기득권층의 상업성이겠죠.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2 18:49
서태지가 핑플과 비견할만큼 대단한 뮤지션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오빠가 비틀즈보다 위대해"라는 논리를 펴고싶은 마음은 없죠. 다만, "세상에 그러한 앨범이 어디있냐?"라는 반문에 훌륭한 반례이기 때문에 인용되는 겁니다. 그러한 앨범이 있어왔죠. 다만 우리나라에 없었을뿐. 누구의 말대로 돈에 눈먼 일부 일본 밴드만이 해왔던 일도 아니라는 거죠.

상도의라...그런것이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우리나라 음반시장에 "모두 포함되는 싱글을 발표하면 안된다"라는 상도의라는 것이...마치 70년대 건전가요를 넣던 시절도 아니구요. 저는 "Bside 음악이야 말로 싱글을 사는 가장 큰 이유이다!"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네요. 그럼 빌보드 싱글차트에 오르내리던 수많은 곡들은 그것보다 Bside에 들어있는 곡때문에 히트를 친것인가요?

미니 앨범으로 상황을 타개해보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결국 마케팅과 상술의 결과일 뿐이지요. 오히려 빅뱅처럼 음악을 나눠서 내는 경우 팬들 입장에서는 더 짜증날 수도 있지요. 모든 곡을 듣기 위해서는 모든 앨범을 다 사야 하니깐. 왜 한쪽이 더 나쁘다고 얘기하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결국은 마케팅의 문제이고, 이 무너져가는 음반시장을 어떻게 타개할까에 대한 방법들 중 하나입니다. 뮤지션들은 여기에 굴복하여 이승환처럼 정규앨범을 안내겠다고 선언하든지, 이소라처럼 돈이 안되어도 앨범을 꼬박꼬박 내든지의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서태지는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그의 방식대로 싱글을 나눠서 내는 것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앨범 사주지도 않으면서 이소라 방식을 권장하고 이승환 방식을 욕하는것이 우스운것 처럼, 서태지의 방법을 상업적이라고 욕하는 것도 우스워 보입니다. 과정이야 어찌했든 프로 대중 뮤지션의 1차적 목표는 음악으로 돈버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 뿐인데요.

정리하면, 서태지는 상업적입니다. 그리고 싱글을 컷해낸 것도 충분히 상업적인 선택입니다.
헌데 서태지에게 상업적이라고 욕하는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그는 한국 대중음반계를 바꿔야할 의무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음악성만을 추구하고 돈에 초연한 인물도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2 19:28
핑크플로이드의 예가 문제가 있는 이유는 핑크 플로이드 앨범을 들어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은 '컨셉 앨범'으로 전체 수록곡들의 A면 B면이 유기적으로 짜여져 하나의 컨셉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면과 B면이 합쳐져 또 다시 컨셉을 표현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요. [The Wall]의 경우도 그렇죠. 서태지는 자기 스스로 버뮤다 트라이앵글 하나 뚝 떼서 디지털 싱글로 냈습니다. 서태지가 아무리 8집을 컨셉앨범이라고 우겨도 코웃음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죠.

서태지는 모아이 파트앨범 낼 때부터 정규앨범에 실릴 곡들을 다 만들어놓은 상태였다고 하죠. 그랬으면 계속 활동하고 리마스터링 덕후질 할 시간에 얼른 냈어야죠. 해가 바뀌도록 정규앨범 안 내고 파트앨범 팔아먹을 만큼 팔아먹은 후에 파트앨범 내용 고스란히 실려있는 정규앨범 내는게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고 뭡니까. 게다가 아무리 미리 알렸다고 하지만 그 사실을 다 아는 것도 아닌데요.

싱글에 B side 트랙을 넣는 것이 당연시되고 이를 대부분의 음악인들이 따르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그저 서태지가 잘나서 남들 하는 대로 안 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다들 싱글을 그렇게 내는 데에는 시장의 암묵적인 동의와 합리적인 소비형태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지금 형태를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런데 시장에 막대한 파급력을 지닌 사람이 갑자기 싱글/미니앨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낚시'를 한 겁니다. 기획사들은 생각하겠지요. '아, 저래도 팬들은 사는구나, 우리도 한 번 저렇게 해볼까? 적당히 10곡 만들어놓고 반 나눠서 6개월 텀으로 내면 10곡 가지고도 훨씬 앨범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거야. 싱글 3개 내고서 앨범 하나 내려면 최소 20곡은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면 10곡 가지고 3~4장 뽑을 수 있으니 우왕ㅋ굳ㅋ'

누군들 이런 생각 안 해봤겠습니까. 너무 뻔뻔한 일이니까 욕먹을까봐 아무도 시도를 안 한 거지요.
근데 서태지는 했고, '서태지라서' 먹혔네요. 그리고 사람들은 앞으로 미니앨범을 사기 전에 망설이게 되면서 생각하겠죠. '이거 지금 사면, 나중에 서태지처럼 합본앨범 나와서 엿먹는 거 아냐? 걍 나중에 살까'. 참 좋은 상업적 선택입니다. 겨우 미니앨범으로 시장 일구고 있는데 옆에서 가만 있던 사람이 판 엎고 있으니, 아마 다른 가수들 겉으론 욕 못해도 속에선 열불 터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빅뱅이 짜증난다고요? 전 서태지가 훨씬 짜증날 거 같은데요. 곡도 몇 곡 없으면서 비싸기는 더럽게 비싸고 말이죠.

그리고, 미니앨범이 상업적이라고 하시는데, 적어도 디지털싱글보다는 낫습니다. 미니앨범과 EP가 지금 인디음악계에서 얼마나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고, 한때 디지털싱글로 인해서 소위 '후크송'이 유행하던 상황에 비하면 현재의 미니앨범 시장은 좋은 곡들을 많이 내놓으며 훨씬 건전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태지한테 바라는 것도 없고 그가 새로 만드는 음악도 안 들으니까, 제발 시장에 악영향만 안 끼쳤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음반점 여기저기서 파트 시크릿 앨범 들여놨던 거 반품 들어가고 있고, 그 여파가 다른 미니앨범에게까지 퍼지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돌고 있거든요. 서태지의 행보가 음반시장의 종말을 부추기는 짓이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3 12:36
핑크플로이드는 괜찮고 서태지는 하면 안되는게...컨셉을 잡아서 냈기 때문이라. 물론 저도 The Wall 앨범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러한 앨범 컨셉에 맞춰야 한다는 의무가 있는건 아니지요. 그리고 그런 논리라면, 서태지의 앨범또한 컨셉에 맞춰서 파트를 나눴다고 얘기할 수 있지요. "XX는 컨셉대로 나눠서 낸거라 괜찮고 OO는 컨셉이 후지니까 안된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있나요? 핑크 플로이드 정도가 안되면 "나 앨범 따로 나눠서 낼꺼다"라고 말해도 해서는 안되는 극악한 행위라는건..좀 웃기지 않은가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핑크플로이드를 폄하하거나 끌어내려서 같은 선상에서 얘기하자는게 아닙니다. 앨범과 싱글의 곡편성은 어디까지나 뮤지션의 자유에 달려 있다는 것이고 "이런식으로 해야한다"라는 상도의 같은것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Bside음악을 넣고 이것때문에 돈을 올려받는 것또한 마케팅의 일환이었는데요. 곡하나 더넣는다고 해도 제작비용/유통비용은 안들고 정규앨범 산사람들에게도 구매를 유발하기 위한 마케팅. 그 마케팅 방법을 "상도의"라고 이름붙이고 이것을 따라야 한다고 강요한다니..

저는 빅뱅이 상업적이라는 얘기를 했지 그 빅뱅이 그래서 나쁘다는 얘기는 한 바 없습니다. 그들이 미니앨범으로 나눠서 내고 있는것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고 수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노력일뿐. 인디밴드가 할수 있는 영역이 있지만 그런 오버그라운드 뮤지션이 할 수 있는것도 있으니까요.
서태지 이후 그런 음반이 나올지도 모른다구요? 그러면 또 어떤가요. 정말로 그런 음반이 대중의 외면을 받으면 사라질텐데요. 정규앨범인데도 들을곡 하나밖에 없는 음반도 나와있었고 기존 앨범 짜깁기 해서 나온 음반들도 있어왔습니다. 다만 그런것이 영향력이 적었을뿐. 음반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서태지가 아니라 소비자들입니다.

미니앨범과 인디 EP를 긍정적으로 보시나본데, 이게 불거진건 망가진 음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궁여지책이었고 워낙 음반시장이 죽은 까닭에 아이돌의 미니앨범 러쉬와 인디 EP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일뿐. 더군다니 인디레이블은 이번 사태와 상관없습니다. "서태지가 싱글을 버려놨으니 미니앨범 시장이 죽을꺼다"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일뿐, 서태지 싱글 사서 실망한 소비자가 인디 EP를 안산다는 것은 억측이지요.

서태지도 상업적인 뮤지션입니다. 그가 인디 성향을 보였던 적은 한번도 없지요.(주류 음악과 다르다고 해서 인디는 아니지요) 그리고 상업적인 판단에 의해서 파트를 나누는 일을 했겠지요.
헌데 왜 그를 갑자기 알지도 못하던 상도의를 깨버린 파괴자로 비난을 먹어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군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3 13:37
"핑크플로이드는 괜찮고 서태지는 하면 안되는' 거라고 말한 적 없는데 허수아비 때리기 하고 계시네요. 핑크플로이드는 컨셉앨범이기 때문에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었지만, 서태지는 컨셉앨범이라고 우기고 있지만 자기 스스로 앨범에서 곡 하나 뚝 떼다가 디지털 싱글로 내고 서태지폰에 넣어서 팔아먹고 했다니까요. 그래놓고 컨셉앨범이라고 하면 코웃음 나온다고 설명 드렸잖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상도의라는게 그렇게 어려운 개념 아니잖아요? 10곡을 만들어놓고 3~4곡씩 찔끔찔끔 내서 팬들 감질나게 해놓고 적당히 팔아먹을 만큼 팔아먹은 다음에 2개 파트앨범 고스란히 합친 합본 정규앨범을 내서 그동안 산 사람 엿먹이고 그마저도 다른 앨범보다 비싸게 파는게 옳겠습니까, 아니면 20곡 만들고 싱글 2~3개 내면서 입맛에 따라 자기 취향에 맞는 싱글 골라 살 수 있게 나눠놓고 나중에 인기있는 곡 몇 개만 추려서 싼 값에 정규앨범 내는게 옳겠습니까. 이게 정말 이해가 안 되세요?

나름 시장 구조를 잘 만들어서 안착시키려는 시도에 찬물 끼얹는 건 누구일까요? 상업적이든 상업적이지 않든 그건 뮤지션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자기 팬들 엿먹이고 가격 올려서 시장 교란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죠.

서태지 모아이 앨범 이전과 이후의 미니앨범 발매가격을 한 번 비교해보세요. 예로 드신 빅뱅도 서태지의 모아이 앨범 발매 전에는 온라인가로 8900원에 내다가 모아이 앨범 발매 이후 나온 미니앨범은 9800원으로 올렸습니다. 여기에 서태지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전에는 미니앨범을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알려져 있는 만원 이상으로 책정한 예가 없었습니다. 소녀시대도 1집이 11000원이었다가 올해 초에 나온 미니앨범은 9500원이 되어버렸죠. 11곡짜리 정규앨범과 6곡짜리 미니앨범의 가격차이가 1500원이에요. 첫 싱글이 59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죠. 그냥 '개인적인 추측'이 아니라 서태지가 가진 음반시장의 파급력을 놓고 봤을 때 절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지적하는 겁니다. 이제는 미니앨범을 싸게 내놓아서 소비자들에게 잘 팔아보고 싶어도 시장 논리상 당연히 유통과정에서 서태지 앨범과 비슷한 가격대로 맞춰지게 되어있습니다. 결국 인디 EP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요. 어차피 유통과정은 같거든요.

어떤 분은 동방신기가 똑같은 앨범 A버전 B버전으로 껍데기만 달리 내놓는 것과 비교하더군요. 서태지는 그것보단 낫지 않냐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입니다. 팬이 아니라 가수의 곡을 사는 행위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A버전이든 B버전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사는데 들일 돈이 합리적이라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서태지의 경우 싱글을 산 사람도 정규앨범의 신곡을 듣기 위해 비싼 값을 치러야 하고, 이전에 사두었던 파트앨범들은 거의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리마스터링까지 한 따끈따끈한 정규앨범에 파트앨범 곡들이 다 실려있으니까요. 싱글과 미니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고 소장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기획사들이 했던 짓은 한순간에 뻘짓이 됐죠. 서태지를 따라하든 따라하지 않든, 서태지의 선례가 향후 음반시장에 어떤 방향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건 서태지의 기본적인 음반판매량만 봐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건 서태지가 아닌 조용필이나 마이클잭슨이 같은 식으로 음반 냈어도 서태지가 욕먹는 것처럼 똑같이 욕을 먹게 되어있습니다.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4 10:58
같은 얘기가 반복되는것을 보니 얘기를 끝낼 때가 되었군요.

- 핑크플로이드와 서태지
자꾸 "핑크 플로이드는 컨셉이고 서태지는 상술이다"라는 얘기를 반복하시는데, 제가보기에는 그것을 나누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어보입니다. "서태지는 컨셉보다 핑크 플로이드의 컨셉이 훌륭하다"라는 것을 모두 동의할까요? "핑크플로이드 정도의 컨셉을 가져야 리패키지가 욕을 안먹는다"라는 말을 동의할까요? 그렇다면 "핑크플로이드 정도의 컨셉"이라는 것은 어느수준일까요? 그보다 조금 못한것은 따라해서는 안된다는 건가요? 얘기하시는 것을 보니 서태지의 앨범을 들어보시지도 않으신것 같은데 핑크플로이드 앨범보다 떨어진다는 것은 어떻게 자신하실 수 있나요. 핑크플로이드보다 서태지 앨범을 더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해보셨나요.

이 모두가 절대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한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안맞는 행태를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보지요. 앨범을 어떤식으로 만들던 그것은 뮤지션의 자유고 이것을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인 팬이 결정하는 겁니다. 맘에 안들면 안사시면 되는데, 안살 뿐만아니라 비난까지 꾸준히 하시는게 이해가 안간다 이거지요.

- "상도의"
"상도의"라고 하기 보다는 "불문률"이라고 하는게 맞겠지요. 다들 따라하지만 모두가 지키지는 않았던 룰. 그 불문률이 성립된 것에는 어느정도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만, 그 불문률이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실제로도 예외가 있어왔고)
아마 서태지는 그 상업성 덕분에 그런 불문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행사했지요. 그런 룰을 깬 서태지때문에 시장상황이 어그러졌다라..과연 서태지 때문일까요? 미니 앨범 가격이 오르는건 어짜피 살사람만 사기 때문에 가격과 판매량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시장 상황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서태지를 따라하는 제작사들은 바보짓을 하는거지요.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서태지만 따라하다니.

외국에서는 자기 앨범 자기 맘대로 가격 결정하는 것이 흔한 마당에 우리나라에서 유독 서태지만이 욕먹는 이유는 그 불문률이 강하기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무시한 서태지에게 유독 비난을 해대는 것은 마치 서태지의 휴식기 선언때 "어디서 건방지게 가수가 휴식을 해!"라고 윽박지르던 모습과 닮아 있군요.


서태지는 언제나 하고싶은대로 자신만의 결정을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혁명자"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 결정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불러온것은 아니었죠. 하지만 그에대한 책임을 서태지에게 묻는것은 부당하다고 봅니다. 그에게 가요계를 개혁해야 하는 의무같은것은 없거든요. 그는 단순한 뮤지션인걸요. 가요계를 개혁해야 하는 것은 소비자의 의무입니다. 좋은 음반을 사고 안좋은 음반은 안사주는 것으로 시장상황을 바꿔나가야지요. 헌데 자꾸 서태지를 들먹거리는건 단순히 희생양을 원하기 때문이라고밖에 생각할수 없군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4 14:46
컨셉 앨범은 여러 개의 곡이 하나의 컨셉을 표현하는 앨범을 말합니다.
서태지는 스스로 컨셉 앨범이라고 우기지만, 파트 시크릿에 수록된 버뮤다 트라이앵글 한 곡을 뚝 떼다가 디지털 싱글로 내고 서태지폰도 팔아먹었습니다.
과연 디지털 싱글로 달랑 한 곡을 들은 사람들이 컨셉 앨범이라는 서태지의 컨셉이 뭔지를 알 수 있었을까요?
서태지가 정말로 자신의 컨셉을 전달하고자 컨셉 앨범을 만든 것이었다면 곡 하나를 뚝 떼다가, 싱글도 아니라 부클릿도 없는 디지털 싱글로 달랑 한 곡 냈겠어요? 컨셉 앨범이란게 여러 곡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컨셉을 이야기하는 건데, 곡 하나 가지고 컨셉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한 곡으로 컨셉이 표현 가능하다면 그건 이미 컨셉 앨범이라고 보기 어렵죠. 정말 자신의 앨범이 컨셉 앨범이라고 우기고 싶다면 디지털 싱글로 내는 짓은 하지 말았어야죠. 컨셉 앨범들은 뮤지션들이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만드는 거지, 서태지처럼 팬들과 수수께끼 놀이 하려고 만드는 게 아니죠.
세 번이나 같은 말 되풀이했는데도 못 알아들으시네요. 제가 비난을 꾸준히 한다고요? 비난을 꾸준히 하는게 아니라 못 알아들으시니까 똑같은 설명을 계속 반복하는 겁니다.

상도의가 아니라 불문률이라. 자꾸 논점을 흐리시네요. 일개 가수에게 가요계를 개혁할 의무가 없다는 건 당연한 거고 서태지에게 그걸 바라지도 않으며 서태지는 그걸 할 역량도 마인드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그런 당연한 언급을 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 안 한 건 서태지가 먼저 한 거고, 독과점 형태에 가까운 유통구조상 유통사가 한 번 가격을 올리면 다른 곳의 가격도 오르기 마련이란 건 뻔히 보이는 겁니다. 따라 올리고 싶어서 따라하는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유통의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정말 기본적인 걸 꼭 설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유통 과정에서 한 번 오르고 그 유통과정에 얽혀있는 사람들의 몫이 늘어난 '사례'가 생겨버리면, 유통 과정에 얽힌 사람들의 몫을 다시 줄이기 어렵고, 그 사람들은 다른 앨범들에게도 서태지가 올린 가격을 똑같이 책정하여 이득을 취하고자 하게 됩니다. 이와는 달리, 가격이 오를 수록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의 간극이 좁아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획사와 가수들은 어떻게든 미니앨범의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묶어두려 했던 것일 테고요. 그리고 그 '불문률'을 그걸 서태지가 깬 겁니다. 서태지 따라하는 제작사들이 바보짓을 한 거라고요? 음반 시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는 유통구조의 모순점을 알고 계셨더라면 그런 언급을 하지는 않으셨겠죠. 파트앨범을 만원에 내고 정규앨범을 만삼천원에 낸다? 가뜩이나 음반 왜 사냐는 인식이 음반 사는 사람 사이에서도 강해지는 마당에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사람이 생기면, 음반 소비자들은 더욱 더 MP3 시장으로 흡수되어버릴 뿐입니다.

정말이지, 이쯤되면 흑설탕기사님의 진의를 모르겠군요.
제가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기본적인 내용을 다 설명해야 할 정도로 음악과 음반시장에 무지하셨거나, 일부러 논점을 회피하며 서태지의 행동을 정당화하시거나 둘 중 하나겠죠. 전자라면 이런 내막이 있다는 것쯤은 알아주시고 서태지의 '음악'을 듣지 않아도 이번 서태지의 행보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해주시길 바랍니다. 흑설탕기사님께 서태지란 존재는 언제까지나 핍박당하는 가수일지 모르나, 저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는 이미 독과점 시장에서 나름의 지분으로 기득권을 가진, 그 기득권을 토대로 시장을 교란하는 가수일 뿐입니다.


한 마디 더. 외국 가수들이 가격을 마음대로 정한다고 하시는데, 보편적으로 쥬얼 케이스에 담긴 일반반의 가격은 일정한 가격에 나옵니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서 스페셜 싱글이나 스페셜 에디션, 리미티드 에디션 형식으로 높은 가격의 한정판이 나오죠. 음악이라는 내용물을 사는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싼 가격의 일반반만으로 정규앨범에 수록된 곡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한 구조죠. 외국의 예와 비교하시려면 우리나라의 시장구조와 외국의 시장구조의 차이점이나, 서태지의 전략이 어떤 점에서 같거나 다른지를 설득력있게 설명할 팩트를 놓고 얘기해야지, 막연하게 '외국에서도 이런데...' 같은 식으로 이야기하시면 논의가 안 됩니다.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6 17:42
안좁혀지는 부분은 2가지이죠.

- 제가 내놓은 반례들에 대해서 "그것은 경우가 다르거나 잘못알고 있다"라고 하고 있는 부분
핑플은 서태지와 달리 컨셉이 명확해서 그렇다고 하셨지만 제 입장에서는 "욕먹어도 되는 컨셉"과 "욕을 먹지 않을 컨셉"의 구분이 명확하다는 것은 동의하지 못하겠군요.
곡가격 결정하는건 외국은 일정하다고 했지만, 여러 특이한 케이스를 빼고서라도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면 Hail to the Thief(Radiohead)와 Kasabian(Kasabian)의 정가는 18.98-8.99 = 9.99$가 되는군요.(둘다 메인 앨범입니다. 싱글이나 EP도 가격편차가 3~5$정도 되는군요.)

- 서태지가 가격을 올리면 전부다 가격을 올린다라...우리날 유통구조가 독점적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깬다는 이유만으로 뮤지션이 욕먹어야 하는 이유는 없다는 것이죠. 문제는 그 독점적인 유통구조와 팬덤에게 의지하는 시장구조니까요.


정리하면 저는 음악당 한곡에 얼마를 받던 뮤지션의 자유고 그것을 욕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유로스님은 그것을 깨는 것이야 말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이다라는 거군요. 여전히 동의가 안됩니다.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6 20:13
아놔.
흑설탕기사님 아마존 검색하셨죠?-_- 그럼 Kasabian 앨범 수입반이 12.99달러인 것도 아시겠네요. 그리고 라이센스반이 8.99달러라는 것도. 당연히 수입반 라이센스 앨범이니까 수입반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고 따라서 라디오헤드보다 비싸겠죠. 지금 전세계의 수입음반과 라센반이 전부 다 유통되는 아마존 정가 가지고 따지시는 겁니까. 당연히 나라마다 레이블규모마다(우리나라도 인디레이블은 가격이 5000원짜리도 있습니다) 책정가가 다르니 수입음반의 라이센스반은 싸겠죠. 에휴.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도 EMI 미드프라이스는 9900원인데 다른 일반 라센반은 13400원에 팔리거든요?

그리고 라디오헤드는 자기들 앨범 비싸게 팔지 않게 하려고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 종료하고 In Rainbows 앨범부터 자기 홈페이지에 공짜로 MP3 뿌리고 음반도 9.99달러에 팔고 있어요. 오히려 서태지의 고가전략, 분할판매전략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대표적인 뮤지션이 라디오헤드입니다.-_- 차라리 메탈리카를 예로 드셨다면 모르겠는데, 라디오헤드를 예로 드시다니...진짜 이런 부분 잘 모르시는가 보네요.

그리고 컨셉 앨범에 대해서 여지껏 3번이나 설명했는데도 이해가 안 되시나요? 컨셉 앨범이란 건 여러 곡을 한꺼번에 이어서 감상할 때 어떠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어느 곡 하나를 떼어서 분리할 수 없습니다. 잡지에 싣는 것도 아니고, 대하소설도 아니고 한 권짜리에다 그것도 얇은 소설책에서 전개 부분만 먼저 떼서 팔 수 있나요? 말이 안 되죠? 근데 서태지는 그와 동급의 일을 한 겁니다. 파트앨범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버뮤다 트라이앵글 하나만 뚝 떼다가 디지털 싱글로 열심히 팔아먹었다니까요.

이건 '서태지의 컨셉이 어설프다'라는 말이 아니에요. '서태지의 앨범이 컨셉앨범이라면 한 곡만 떼서 파는 짓을 할 수 없다'라는 거예요. 왜냐? 컨셉앨범은 어느 한 곡만으로는 자신의 악곡전개나 컨셉을 완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근데 아티스트란 사람이, 자기 컨셉을 다 표현할 수도 없는데 조각으로 나눠 판다는게 말이 됩니까.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 파트1:요셉] 내는 거 봤어요?-_- 그것도 나중에 어차피 파트앨범으로 나오고 리마스터링한 정규앨범까지 나와서 거기에 고스란히 실릴 걸, 팬들한테 한정하는 것도 아니고 전국적으로 실컷 팔고 나서 나중에야 앨범을 내고 말이죠.
컨셉앨범이 맞다 치더라도, 서태지는 자신이 만든 컨셉앨범의 컨셉을 대중이 알아볼 수 없는 상태에서 그냥 컨셉 전달이고 뭐고 생각 안 하고 먼저 팔아먹기 바빠서 디지털 싱글 낸 거고, 그렇기 때문에 컨셉앨범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겁니다. 진짜 같은 말 반복하기 지겹네요.


서태지가 가격 올리면 다른 데도 가격을 올리게 된다는 건 인정하시는 거죠? 근데 그걸 깬다고 뮤지션이 욕먹을 일은 아니라고요? 스스로도 좀 모순된다는 생각 안 드세요? 시장구조와 가격선정의 헤게모니가 유통사에 더 쏠려있기 때문에 돈에 눈먼 기획사들도 선뜻 음반가격을 못 올렸던 겁니다. 음반이 많이 팔릴 때야 상관없지만, 지금처럼 음반 안 팔리는 상황에서 가격 올리면 유통사들은 한 번 올린 가격 절대 안 내릴 거고, 그럼 더 안 팔려서 음반시장 자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계산쯤은 다들 하니까요.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기획사나 레이블에 자유로운 서태지가 가격 책정에 있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시겠지요? 정말 서태지가 양심적인 뮤지션이라면, "돈독 올라서 지금도 라디오헤드 옛날 음반들 스페셜 에디션 예전가격 두배로 새로 내는 EMI"조차 베스트셀링 음반을 미드프라이스로 싸게 내는 것처럼 자신의 음반을 싼 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배려는 했을 겁니다. 몇백만 장씩 팔아먹은 서태지와 아이들 음반이고 지금도 재발매되자마자 아이돌 가수를 제치고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니 적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죠. 돈이 모자라면 나중에 팬들 수금용(?)으로 스페셜 에디션 내서 돈 더 긁으면 되니까요. 근데 그것조차도 안 합니다. 지금 재발매된 서태지와 아이들 음반도 이전의 15주년 기념판에 들어있는 알판 그대로에다가 예전 부클릿 그대로 실어서 가격 올려서 팔고 있습니다. 비싼 돈 한꺼번에 지불하고 15주년 기념판 산 사람은 환장할 노릇이겠죠. 이러니 상업적이라고 욕을 안 먹겠어요? EMI조차도 내는 미드프라이스는커녕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물론 음악당 한 곡에 얼마를 받든 그건 뮤지션 자유입니다. 하지만 인기를 등에 업고 비싼 값에 판다면 그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고,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는 일이지요. 왜 이걸 인정하려 하시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디오헤드가 무슨 대단한 자선사업가라서 In Rainbows를 싸게 파는게 아닙니다. 비싸게 가격을 매기지 않아도 충분히 많이 팔 수 있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굳이 비싸게 매기지 않아도 음악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공연으로 또 얼마든지 벌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 정도로 사랑받는 뮤지션이라면 어느 정도 팬들에게 그 사랑을 보답하는 차원의 가격 하향책정은 상도의적으로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 위치에 있는 뮤지션은 서태지입니다.

라디오헤드 신보는 환율 따져서도 서태지보다 싸게 팝니다. 라디오헤드가 다른 뮤지션들 정도로 가격을 책정해도 투덜거리는 얘긴 있겠지만(그만큼 팔아먹었으면 좀 싸게 내놔도 되잖아) 욕하지는 않겠죠. 근데도 훨씬 싸게 내놨습니다. 하지만 서태지는 오히려 다른 뮤지션보다 비싸게 팔고 있죠. 정말 비교되죠?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도 서태지를 계속 옹호하고 싶으신가요?

'싸게 팔든 비싸게 팔든 뮤지션 맘'이니까?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6 21:38
- 라이센스 판과 그렇지 않은 판의 가격 비교를 한것을 잘못봤습니다. 그점에 있어서는 사과합니다. 단적으로 앨범의 가격이 일정치 않다는 점을 들려고 했는데 좀 나이브했군요.

- 계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디지털 싱글을 냈기 때문에 컨셉이 아니다"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그것까지도 뮤지션의 자유라고 보거든요. 핑플이 Another bricks in the wall을 싱글 컷해서 냈다면 "The wall"앨범은 더이상 컨셉 앨범이 아닌가요. 디지털 싱글은 싱글 CD와 달리 내기만 하면 욕먹는 절대악이랍니까.
컨셉 앨범인지, 어느것을 싱글 커트해야 하는지는 뮤지션이 결정하고 사람들이 평가하지요. 유로스님께서 말하고 있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는건 없다는 거지요.

- 서태지는 분명 상업 뮤지션이고, 자유로운 상황을 이용해서 파는 물건값을 올려받았습니다. 거기에 다들 따라서 1000원씩 올렸다면, 모든 책임을 서태지가 져야 하는건가요.
물 건값을 올려서 욕먹을때는 그 물건값을 올리면서 다른 공급자와 담합을 해서 같이 올릴때입니다. 혼자만 올려서 팔겠다라면 그냥 내버려두면 되지요. 헌데 서태지가 그 가격 상승의 주범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유통구조가 모두 서태지의 영향력 아래에 있어서 담합이 가능해진다는 것 때문인가요.
물론 서태지는 아직도 음반 시장 전체에 줄만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현재 음반 시장은 제대로 정착되어있지 않다고도 말할 수 있지요. 중견 가수가 몇년만에 컴백해서 고작 2,3만장 파는 시장이 뭐가 그리 훌륭한것이라고 그것을 깨면 안된다고 하시는건지 모르겠군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현재 시장은 싱글판 1000원 인상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기형적인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서태지를 따라 싱글 가격이 인상한다고 해도 그것은 서태지의 잘못이 아니라 이미 팬덤에 의지하지 못하면 판을 팔지 못하는 우리나라 음반 시장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런식이라면 가수가 디지털 싱글 컷하고 음반 가격 올려받는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마나 TV에서 얼굴팔면서 먹고살게 하는거보다는 낫지요.

라디오헤드를 본받으라구요? 모든 가수가 그러한 자선사업으로 음반 내면서 공연으로 먹고살게 하는 시장은 비정상적인 시장입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그럴 형편도 되지 못하구요. 자기 권리 찾겠다는 메탈리카 욕하는 모습이야 말로 비정상적인걸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6 23:25
...진짜 이해가 안 되시는 건지 못 알아듣는 척 하시는 건지. 앨범 안 내고 디지털싱글만 내고서 팔아먹을 만큼 팔아먹고, 한 반 년 지난 다음 다시 정규앨범에 고스란히 넣어 팔아먹는 짓이 그럼 정상적인 거라고 보십니까? 자꾸 핀트에도 안 맞는 예를 들어가며 본질을 흐리지 마세요. 설령 핑플이 그랬어도 욕먹을 짓입니다. 왜 자꾸 '쟤도 그랬대요' 하면서 넘기려고 하십니까.

서태지의 방식이 절대 흔한 것도 아니고, 팬들도 고개를 저을 만큼 상업적으로 안 좋은 방식으로 팔아먹었다는 것쯤은 이제 인정하실 때도 되지 않았나요? 이미 이글루스에서도 서태지 팬들인 분들까지 비판한 사안을 왜 자꾸 인정 안 하시려는지 모르겠네요. 자꾸 절대적인 기준이니 하시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식이라면 이명박 재산환원도 얼마든지 좋은 점을 찾아내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제가 언제 '모든 책임'을 서태지가 져야 한다고 했습니까. 이런 식의 물타기 좀 그만 하세요. 진짜 리플마다 다 이런 식의 물타기네요. 서태지처럼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수가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했다고 했지요. 제 리플에서도 포스팅에서도 전 시장 교란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태지의 앨범판매량에서 비롯한 파급력은 당연히 음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으니 음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올까봐 걱정된다고 첫 리플에도 포스팅에도 써놨지요. 리플이 길어진다고 처음 했던 말을 이상하게 과장하여 받아들이지 맙시다.

제가 하고픈 말은 서태지가 한 행동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는 거지, 서태지 혼자서 음반시장 벌써 다 말아먹었다거나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현재 시장이 기형적인 시장이라고요? 그럼 서태지는 그 기형적인 시장을 이용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팬들을 엿먹인 셈이 되는 겁니다. 똑같은 곡을 포장만 묶어서 두 번씩 팔아먹으려 한 거고, 디지털 싱글까지 낸 거죠. 그것도 1년 혹은 반 년의 시간차를 두면서요. 외국처럼 싱글이 앨범의 맛보기로 나온 것도 아니었고요.

그리고, 서태지처럼 음반값을 올린 사례가 있으면 마진을 남기기 위해 독과점 형태인 유통사가 다른 앨범값도 올리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서태지의 영향력 가지고 말씀하시는데, 서태지가 음반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 정도 영향력있는 뮤지션이 '선례'를 남기면 독과점 형태인 유통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좋은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쯤은 이제 좀 슬슬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말 하기도 지치네요. 어라, 이제는 '음반시장 전체에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셨군요. 다행입니다. 그 점에서는 합의가 된 셈이군요.

...근데 또 문장 뒷부분에서 삼천포로 빠지시네요. 자꾸 시장의 문제라고 하시는데, 제발 시장의 문제로 서태지의 문제를 가리려는 시도는 그만 하시지요. "중견 가수가 몇년만에 컴백해서 고작 2,3만장 파는 시장이 뭐가 그리 훌륭한것이라고 그것을 깨면 안된다고 하시는건지 모르겠"다고요? 시장이 어차피 막장이니까 가격을 올려서 남들 피해볼 수 있는 짓을 해도 상관 없다는 건가요?
그럼 그 대단치도 않은 시장에서 고작 1000원 더 벌어먹으려고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하는 이유는 대체 뭐랍니까. 차라리 공연 티켓값을 올리는게 돈을 더 버는 일일 텐데요. 좀 상식적인 지적을 합시다.



그리고 '모든 가수가 그러한 자선사업으로 음반 내면서 공연으로 먹고살게 하는 시장은 비정상적인 시장'이라고요? 아, 정말이지 흑설탕기사님은 음반시장에 대해 전혀, 아무 것도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웬만큼 성장한 밴드는 공연시장이 음반시장보다 더 클 정도입니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라디오헤드가 MP3 시장으로 넘어가는 음반시장에 대해 크게 미련을 가지지 않고 싼 값에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 것이지요.(말했잖아요, 라디오헤드 자선사업가 아니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필이나 서태지 정도가 그런 식으로 공연해서 먹고살기가 가능한 뮤지션들이죠.(국내 뮤지션 중에서 2시간이나 될까 하는 공연을 165,000원씩 받는 건 서태지나 가능한 일입니다) 전국 투어 돌면 서태지급 가수는 어렵지 않게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거니와, 그 대단치도 않은 시장에서 고작 1000원 더 벌어먹으려고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하는 이유는 대체 뭣때문인지 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라도 앨범을 팔고 싶은 건지...그게 남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건지...


P.S. 좀 충격적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기 위에서부터 계속 정말로 믿고 계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는데, 핑크플로이드는 Dark Side of the Moon을 파트로 낸 적이 없습니다... 링크하셨던 그 글은 그냥 개그성 낚시예요. 그러니까 더 이상 핑플을 들먹이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좀 그렇네요... 괜히 핑플이 계속 나오니까...The Wall도 가지고 계신다는 분이...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7 13:04
Dark side of moon 은 제가 낚인 모양이군요. 헛허. 이것도 잘못했습니다. single은 Money뿐이었죠. 그래도 핑플이 그런 앨범을 냈으면 칭찬했을 거라는데 겁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죠.
빅뱅의 음반을 든 것을 "물타기다. 같지 않다"라고 말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비슷합니다. 정상적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싱글은 없고 가수들은 정규 앨범으로 활동하면서 타이틀곡, 그리고 그다음 세컨곡 정도로 활동을 하다가 접고 다음 앨범을 준비해야 했죠. 헌데 이게 수익이 안되고 음반이 턱없이 안팔리는 상황이 도래합니다. 팬덤으로 팔아댔던 아이돌마저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자 선택한것이 EP전략이지요. 한EP당 한 곡으로 활동해서 끊임없이 1년간 활동하고 이를 3,4장의 앨범에 나눠서 넣는 전략. 그리고 정규앨범은 이를 정리하는 앨범. 시장이 무너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장의 앨범으로 합쳐서 많이 파는 전략을 선택한것이죠.

서태지는 여기서 뭐가 달라졌죠? 앨범에 리마스터링,리레코딩을 했지만 Bside 곡이 사라지고 신곡수가 줄어들었죠. 앨범을 내는 전략은 빅뱅이랑 유사하지요. 그 달라진 점이 크리티컬 하다고 열심히 주장을 하셨는데제가 보기에 그점이 핵심이 아니라는 거죠.
그것때문에 열심히 Bside곡이 얼마나 훌륭하고 중요하고 소장가치가 있고 컨셉이 중요한지 얘기하셨지만, 모두 변죽을 울리는 말일뿐, 대부분의 앨범을 사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타이틀곡을 듣기 위함이고 그 타이틀곡을 여러개로 나누어 판매고를 올리는 것은 빅뱅이나 서태지나 같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을 비난할수 없다고 보는 겁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척박한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일뿐.


어쩌면 이리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기본적인 입장은 현재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일겁니다. 저는 현재 음반시장은 사실상 죽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더이상 정규 앨범을 내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고 음원수입과 행사수입(공연수입이라고 할수도 있군요)에 가수들이 목을 메고 있지요.
따라서 앨범 완성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졌고 온갖 후크송의 범람과 TV에서 쇼를 하고 있는 중견 가수들.
EP음반이 인디음악계에 큰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요계 전체적으로 활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이제 앨범 하나를 만드는데 돈많이 들여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이런상황에서 앨범가격을 낮춰 공연 수익만으로 먹고사는 라디오 헤드를 본받자구요? 그렇다면 음반시장은 있을 이유가 없는것 아닙니까. 그냥 인터넷에 소스파일(원음질로) 올려놓고 다운받게 하지 무엇하러 앨범을 유통하고 판매한답니까. 라디오헤드는 어느 돈많은 뮤지션의 일탈정도로 치부될 수 있어도 절대로 모든 가수들의 모델이 되지 못합니다. 공연수익은 모두가 그렇게 거둬들일 수 있는게 아니고 특히나 환경이 더 열악한 우리나라에서는 먼 얘기지요.

이렇게 몰락해가는 시장을 되돌리려고 메탈리카는 소송까지 걸었지만, 우리나라는 더욱 참담합니다. 대부분의 가수가 불법다운로드에 백기를 들고 신해철처럼 앨범 코스트를 낮추는 실험도 나타났지요. 이승환은 디지털 싱글만 내고 쇼프로그램에 얼굴을 드미는데 왜 그를 욕하진 않나요?

이 시장이 긍정적이라고 보시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유로스님을 이해 못하는건 이런 이유입니다. 저는 서태지든 누구든 이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메카니즘을 찾아야 가요계가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서태지는 자기식의 방법을 제시한것 뿐입니다. 분명 상업적인 선택이지만 그것이 상업적이라고 해서 욕할수는 없다는 거죠. 이전의 방법이라는 것은 이미 수명을 다했기에. 서태지가 음반시장을 붕괴할것이라는 것이 비난의 근거인듯 한데, 제가 보기엔 음반시장은 이미 붕괴했습니다.

드림씨어터의 음반 판매량보다 공연 입장수가 더 많은 상황. 이런 상황에서 앨범에 공을 들이면서도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다른 행보를 한 서태지를 저는 비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돈이 많으니까 그런거 신경 안써도 된다구요? 돈많은 가수는 돈 벌어서는 안된다고 정해놨답니까. 돈많은데 돈 더벌려고 해서 짜증나는건가요.


왜 우리나라 음반시장이 긍정적이고 현재 상황을 유지해야 하는지,
왜 공연수익에 의존하는 라디오 헤드가 음반 시장의 모델이 되어야 하는지,
왜 그와중에 돈을 벌어보려는 시도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인건지.

이부분들이 납득되지 않는한, 유로스님과 의견 합의를 이루기는 힘들 듯 하군요.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07 15:00

1. 왜 우리나라 음반시장이 긍정적이고 현재 상황을 유지해야 하는가

EP와 싱글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인디의 장기하와 브로콜리너마저 같은 밴드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음반 판매량에서 1위도 했고 지상파방송에도 나올 수 있었죠. 싱글을 통해서 시장의 반응을 거쳐, 좋은 반응을 얻은 밴드들이 앨범을 내고 더 많이 알려질 수 있게 되는 구조가 서서히 안착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식으로 밑바닥부터 올라오는 과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무조건 정규앨범만으로 승부하는 시장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준비기간/과정과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정규앨범을 내기 어려운 인디음악계에서 앨범도 못 내고 공연만 하다가 앨범을 통해 더 알려질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해체되거나 앨범 하나 냈는데 첫 앨범이 반응이 안 좋아서 그대로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싼 값에 제작할 수 있는 싱글이나 EP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그 판매수익으로 앨범 제작비를 충당하여 앨범을 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건 인디 뿐만 아니라 메이저 음반사 신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빅뱅만 해도 싱글을 통해 차근차근 알려나가면서 팬을 늘려나가고 앨범을 낸 셈이니까요. 한때 '신인이 없다', '신인이 끼어들 틈이 없다'는 말이 나왔던 음반시장에서 신인이 주목받을 수 있는 영역을 확보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게 싱글과 EP 시장이었습니다.

90년대에 이미 활동하여 음반판매 붐 시절을 겪고 지금까지 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점점 팬층이 얇아지고 음반판매량이 감소하는 이소라 이승환 서태지 신해철 같은 사람들 하는 말만 들으면, 음반시장은 이미 망했고 거기서 아무런 희망도 얻을 수 없다는 푸념이 곧이곧대로 사실인양 생각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은 좀 많이 다릅니다. 당장 신해철이 개한민국을 냈던 2004년과 장기하 붐이 일어난 2008년의 상황만 해도 천지차이로 다르죠. 이게 첫번째 질문에 대한 설명입니다.


2. 왜 공연수익에 의존하는 라디오 헤드가 음반 시장의 모델이 되어야 하는가

공연수입에 목을 메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외국에서도 똑같으니까요. 대신 우리나라는 지역 클럽이 없어서 행사 위주라는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어떤 식으로든)음원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보다 직접 팬들을 만나고 노래부르면서 얻는 수익이 많은 건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음반판매수익만으로 먹고 살 수 있던 김건모 시절, 조성모 시절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그건 정상적인 환경이 아니었습니다.(4천만 인구에서 2백만장씩 나가는건 정말 기현상에 가깝죠. 영화시장에서 천만 관객 보는게 정상이 아니듯)

공연수입이 훨씬 돈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공연장에 전혀 투자할 생각을 안 해서 지금도 음향이 구리기로 소문난 올림픽경기장 쓰고 있죠. 그야말로 우리나라가 얼마나 음악후진국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좋았던 시절 가기 전에 멀티플렉스 짓는 거 반만 따라갔어도 지금처럼 바쁘게 행사 뛰어다니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편하게 앉아서 음반판매수익으로 먹고 살던 것만 생각하다가 이 꼴 난 거죠. 그나마 신해철은 자기 돈 투자해서 공연장 꾸미는 일도 했지만, 서태지는 자기 브랜드 팔아서 공연수입 올릴 생각이나 했지 인프라 구축에는 신경도 안 쓰죠. 서태지는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라. 아, 이걸 탓하려는 건 아니고,

어쨌든 음반판매수입보다 공연수입이 큰게 절대 비정상적인게 아니라는 말을 하려는 겁니다. 어차피 공연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고 음반시장은 지금 정도의 수준을 유지할 거라는게 많은 사람들의 예상입니다. 공연수익에 의존하는 라디오헤드가 음반시장의 모델이 되어야 하는 건, 라디오헤드가 전체 음악시장에서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고 실제로 상업적으로도 가장 성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반을 '수익'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음반을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패러다임이 바뀐 겁니다. 서태지는 이 패러다임에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고, 패러다임 전환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전체 음악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음반이 홍보의 수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싱글/EP 시장에서, 신인들과 인디뮤지션들이 음악적으로 알려지고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음반을 홍보의 수단으로 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음반시장이 수익의 대상이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게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설명입니다.



3. 왜 그와중에 돈을 벌어보려는 시도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인건가

우리나라에서 싱글이 없는게 절대 정상적이지가 않습니다. 정규앨범으로만 활동하는 시장 자체가 90년대 가요붐으로 인해 생긴 기형적으로 비대한 시장의 문제였지, 그게 보편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그 이전에 싱글 문화가 도입될 기회가 있었습니다.

EP를 여러 장으로 합친게 정규앨범이 아니라, 싱글의 A-side곡과 미발표된 곡들을 모아서 내는게 정규앨범의 보편적 정의입니다. 이건 어느 나라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거죠.
B-side곡 없는게 변죽 울리는 거라고 하시고 어차피 타이틀곡 들으려고 앨범을 산다고 하시는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외국에서 싱글이 그런 형태로 나오는 겁니다. 타이틀곡만 들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정규앨범보다 가격이 싼 싱글이 훨씬 이득이니까요. 근데 서태지는 파트앨범이나 정규앨범이나 가격차이는 얼마 안 됩니다. 정규앨범의 반절도 안 되고 1/3을 겨우 넘는 파트앨범이 만원인데 정규앨범이 만삼천원입니다. 누가 미쳤다고 파트앨범을 살까요? 상식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말이 안 되죠. 근데 정규앨범이 그렇게 나올 줄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서태지 이름 믿고 산 겁니다. 설마 서태지가 1년 후에 파트앨범 수록곡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합본앨범을, 파트앨범 2개 사는 값의 2/3 가격에 내놓을 줄은 몰랐지요.

빅뱅의 예를 볼까요.
처음부터 '싱글'이라는 걸 밝혔고 수록곡도 차이가 납니다. 여름부터 한 달 단위로 싱글을 내놓다가 겨울되자 앨범 냈고요. 앨범에는 싱글에 수록 안 된 미발표곡들이 들어있습니다. 싱글에는 정규앨범에 안 실린 곡들이 들어있고요. 싱글을 산 사람이나 정규앨범을 산 사람이나 둘 다 불만이 없는 구조입니다. 싱글 산 사람은 먼저 들을 수 있는데다 정규앨범에 없는 곡과 영상을 싼 값에 얻을 수 있어 좋고, 정규앨범 산 사람은 만원 남짓한 돈으로 빅뱅의 주요 곡들과 미발표곡을 들을 수 있어 좋고요.

서태지의 예를 볼까요.
서태지 파트앨범 산 사람은 오히려 손해만 봤습니다. 그리고 파트앨범이 고가여서 어쩔 수 없이 정규앨범도 서태지 과거 앨범 재발매반보다 더 비쌀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정규앨범 산 사람도 다른 앨범보다 비싼 값에 사게 되었죠. 둘 다 불만입니다.

서태지가 돈을 더 벌기 위한 시도로써 파트앨범을 내고 디지털싱글 낸 다음 합본 정규앨범을 냈다는 것은 인정하시는 거죠? 그렇다면, 제 입장에서 서태지의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이런 식의 돈 벌기 위한 시도가 결코 긍정적일 수 없는 이유는 자명하다는 것 또한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꾸 '절대로' 따위의 수식어를 붙이시는데, 세상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 따위는 없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는 확신과 합리적 반박이 있을 때만 그걸 깨는게 설득력있겠지요. 서태지 혼자 돈 벌고 끝나는게 아니라,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비판하게 되는 겁니다. 서태지 정도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면 해야 될 일 하지 말아야 될 일 정도는 알아서 판단하고, 하면 남에게 '피해줄 수도 있겠다' 싶은 건 알아서 하지 말아야죠. 그걸 어기면 욕 먹기 십상인 거고요. 이게 세번째 질문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리고 음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볼까봐 노파심에서 적습니다.
음반시장이 지금처럼 쪼그라든 건 가요계 전체의 문제이고, 붕괴된 음반시장이 살아날 가망이 없다 하더라도, 음반이라는 매체가 가진 힘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음반이라는 매체를 통해 수많은 시도들이 역사적으로 있어왔고, 그 역사를 통해 수많은 표현기법들이 탄생했습니다. 설령 대중들에게 음반매체가 완전히 외면받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음악계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음반매체는 절대 무시당할 매체가 아닙니다. 지금도 DJ나 테크노/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은 LP판과 CD와 심지어 테이프까지도 활용합니다. 특히 힙합은 바이닐 음악의 리스펙트에 대해서 철저하죠.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10 15:48
이제야 좀 시간이 되서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역시나 저와는 현실인식이 매우 다르시군요.

1. 장기하의 약진을 모르고 있었던게 아닙니다만, 그 원인의 인식이 다르네요. 그는 물론 쌈지 페스티발에서 우승하면서 약진하게 됬지만 제대로 된 유명세를 탄 것은 EBS 스페이스 공감에 올라온 영상이 UCC를 통해 퍼지면서 입니다. 싱글이 잘팔리긴 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졌던 것은 UCC에 올라왔던 영상들과 디지털 싱글이지요. 갑자기 EP가 장기하 성공의 발판이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당황스러웠군요. 그 EP는, 저도 들어봤지만 음질이 들어줄만하지 못하고 차라리 UCC동영상 음질이 더 나을 정도였지요. 정말로 장기하가 뜬 노래 "달이 차오른다"는 있지도 않았지요.

빅뱅은 철저하게 기획사의 기획된 상품인데 이들이 EP덕분에 데뷔할 수 있었다는건 억측입니다. 이소라/이승환/서태지/신해철이 흘러가버린 가수 취급을 받다니 슬프군요. 이소라가 3만장밖에 팔지 못하는 가수가 되어버렸지만, 인디계의 희망인 장기하와 비슷한 판매고입니다. 작년 여자 솔로중에는 1위지요. 서태지가 아무리 영향력이 감소했어도 작년 싱글판매 1위고 정규 8집은 각종 사이트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오래된 모델이고 장기하와 같은 새로운 모델이 희망이라는 것은 어떻게 확인할 수가 있나요.

인디신의 약진은 환영할만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 중심에 EP시장이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느정도의 영향은 줄 수 있어도 그것 때문에 가요계가 흔들릴 정도의 변화는 가져오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몰락해진 음반시장을 무시하고 디지털 싱글만으로 활동하는 가수들의 범람이 더 큰 이슈일 뿐이지요.

진정으로 EP가 대안이고 긍정적인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EP나 싱글을 통해 수십만장 이상씩 팔아서 정상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작년 싱글을 가장 많이 판건 서태지이고 그 희망이라는 그룹들의 EP 판매량은 슈퍼쥬니어의 요리왕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결국 팬덤에 의지하는 시장일 뿐이라는 거지요. 인디신의 반향에 큰 의미를 두실지는 모르지만 전체 시장으로 보면 미미한 움직임일 뿐입니다.


2. 공연수익
1번으로 인해서 앨범수익에서 실패를 본 가수들은 공연 수익쪽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행태라고 하셨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메이져 가수들의 공연이라고 하면 라이브 공연이 아니라 "행사"지요. 그리고 우리나라 행사의 대부분은 축제와 같은 공짜 공연들입니다.

돈이 되는데 공연장에 전혀 투자할 생각을 안한다고 말씀하셨죠. 뒤집어 말하면 우리나라는 공연장에 투자할만한 가치가 없는 나라라는 거죠. 사람들이 돈주고 공연보는 데에 익숙치 않은 나라니. 인디계의 서태지(유로스님은 싫어할만한 호칭이겠군요) 소리를 듣는 장기하라고 하더라도 공연할만한 클럽은 홍대의 한줌 클럽들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들이 미쳤다고 공연장에만 돈을 안쓰고 있는게 아니지요. 다만 돈이 안되는것을 알고있을뿐.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왜 서태지가 인프라 구축에 힘을 써야하는지 모르겠군요. 서태지는 원래 공연해서 돈번 사람도 아니죠. 음반을 팔아서 돈을 번 사람일뿐;; 인프라 구축은 "음악해서 돈번 사람들이 의무감으로 해야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작은 공연장은 수익성을 담보한 투자자가 해야 하는 일이고 대형 공연장은 정부가 주축이 되어서 투자를 해야 하는 거지요. 마치 박찬호에게 "야구로 돈 많이 벌었으니 광주구장 고쳐다오"라고 떼쓰는 격이군요.


외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지요. 50넘은 롤링스톤즈가 투어를 돌면서 돈버는 시장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음반을 홍보의 수단으로만 쓰는 라디오헤드가 모델이 되는것은 좀 아니지요. 음반이 수익 모델이 되지 못한다면 왜 가수는 음반을 발매해야 하는 겁니까. 홍보수단이라면 mp3나 무손실 압축 음원을 올려놓는 것으로 족합니다. 음반을 발매하더라도 녹음에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겠군요. 어짜피 공연장에서 들려주는 사운드에만 신경쓰면 되니...이게 이상적인 모델인가요.

생산자가 생산에 수익을 포기하고 있는 시장은 결국 없어져야 할 시장입니다. 헌데 그러한 생산자를 본받아서 수익을 포기해야한다고 외치시다니요.
이렇게 음반이라는 상품을 열심히 만들어봤자 수익과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좋은 음악을 공연장에서 하는 것보다는 팬덤을 구축하여 상업적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고 있기에 우리나라의 많은 돈과 사람들은 대형 기획사에 몰리고 가수들은 얼굴 알린다음에 연기와 CF찍기에 바쁘지요.

3. 각론은 반복되기에 총론을 말하면,
서태지는 파급력이 있는 뮤지션이고 자기 나름대로의 모델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음반 가격을 올리는 일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고 있군요.(이번 앨범이 나름 흥행되고 있으니)
다른 가수가 이 모델을 따라해서 음반을 내면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고 하죠. 이게 무슨 문제일까요.

가수가 음반으로 돈을 못버니 음반에 공을 들이기 보다는 곡하나 띄우고 쑈프로그램과 CF로 돈을 버는 것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보지 않습니까. 왜 동방신기가 일본에 가서 활동을 계속 하려 할까요. 무너진 우리나라 상황에서 1위해 음반 파는 것보다 일본가서 2,3위 하면서 공연수익과 음반 수익 노리는게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처럼 무너진 시장에서 상도의를 운운하며 돈못버는 모델을 고집하라고 뮤지션을 옥죄는것은 뻔뻔한 일이라고 봅니다. 이 비정상적인 시장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야지요. 그게 서태지의 모델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말이지요.


음반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 매체가 언제까지나 영원하리라는 것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앨범 하나의 런닝타임이 70분 남짓으로 결정된 것은 700MB라는 CD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이지만 현재는 수GB에 달하는 미디어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발달된 통신망 덕분에 앨범 하나는 mp3로 압축을 안해도 수분이면 거뜬히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DJ나 뮤지션들이 어떻게 음반을 소장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건 일반 대중의 소비지요. 대중음악이 이제는 어떠한 미디어에 맞추어서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겠지만 CD라는 매체에 가두어져 있을거라는 의견에는 반대합니다.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9/07/10 16:28
저는 음악창작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있고, 흑설탕기사님은 음악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시는 것때문에 계속 평행선이군요. 저는 음악시장이 음악소비자의 입맛에 맞춰서 변화한다는 생각에 반대하고 창작음악의 비평적 가치를 놓고 사건의 경중을 따지기 때문에 흑설탕기사님과는 근본적으로 시선이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 전제가 다르니 동일한 사건을 놓고서도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겠지요.

단적으로 장기하의 약진에 대한 해석만 해도, 저는 장기하가 클럽 공연과 페스티벌 공연에서 얻어낸 호응이 음반/음원판매로 이어질 수 있었던 중요한 부분으로 붕가붕가레코드의 수공업소형음반이라는 시스템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고, 흑설탕기사님은 UCC가 바로 장기하 1집의 발매와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보시는 거고요. 누가 맞는지에 대한 각론까지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기본 전제가 다른 이상 합의는 어렵겠지요.

공연 관련해서는, 대형 공연장은 정부가 주축이 되어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으로 보아 어차피 논의 자체가 불가능할 듯합니다. 음반이라는 매체(음반은 꼭 700MB짜리 CD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닙니다)에 대한 생각도 그렇고요. 음악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보면 흑설탕기사님의 말씀이 맞다는 걸 저도 알기에 더 이상의 논의는 무의미할 것 같군요.
Commented by 별가 at 2009/07/02 23:00
오우 너무 공감하는 글이에요. 음악 활동의 본질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봐야 하는데. 지금의 비판들은 솔직히 무식한 비난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엉뚱한 얘기들만이 계속 부풀려지는 상황이 안타까워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7/04 11:00
전부 무식한 비난이지는 않지만, 그 핀트가 혹은 그 대상이 어긋나 있다고 봅니다. 만약 다른 뮤지션이 이런짓을 했다면 이정도로 욕먹지는 않았겠지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