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의 미학 - 장기하 1집 감상

"싸구려가 나쁜것인가요?"


음악여행 "라라라"에서 신정환이 던진 철없는 질문, "커피를 비하하시는 건가요?"에 대한 장기하의 진지한 답변이었다.

싸구려는 나쁠 이유가 없다. 물론 300원짜리 싸구려커피보다 별다방/콩다방 4,5000원짜리 커피가 맛있는게 당연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비싼 커피를 마실 형편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지친상태에서 자판기가 주는 달디단 커피는 어떤 커피보다 더 달콤하다.


이 앨범을 통과하고 있는 감성도 이런 것이라고 본다.


안될것 같은데도 두근거리며 말하러 가는길의 설레임.
매달려보지만 냉정히 거절당하고 와서 울먹거리는 찌질한 감정.
하루 멍하니 보내고 나서 그 허망함, 그리고 답답함.

멋있고 훌륭한 사랑이나 기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누구나 겪었던 흔하지 흔한 싸구려 감정을 적절한 단어들로 담담히 표현하고 있을 뿐.

하지만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싸구려라는 것은 그많큼이나 많이 팔리는 흔하다는 것. 싸구려 커피 한번 안마셔본사람이 드문것처럼, 누구나 겪었지만 당당히 내세울수는 없는 감정들이다.

이런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한 장기하의 센스에는 정말 탄복.
이런 음반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만 이 밴드가 이 색깔을 유지하며 계속 발전할수 있을까. 답답한 봉천동을 탈출하고서도 그 감성을 유지할수 있을까. 그래도 걱정보다는 기대를 가지고 계속 지켜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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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흑설탕기사 | 2009/05/04 11:18 | 유희적 인간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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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aradise Story at 2009/05/10 17:48

제목 : 여전밤 공연_아나킨프로젝트_아마도이자람밴드_이상은_..
20090502. 서울에서 열린 여행가기 전날밤 공연을 다녀왔다. 예술대장정이 열리는 8월 전에 3회의 공연이 있는데, 이 날이 첫번째 공연이라고 했다. 스탠딩석이라 무대 정면 왼쪽에 자리잡아 열심히 놀고, 열심히 찍었다. 카메라 2G 메모리가 꽉 찬 날은 처음! 오프닝은 아나킨프로젝트 홍샤인, 마승길, 조윤석으로 이뤄진 밴드. 음악에 대해 위트있는 재해석을 하는 팀으로 홍샤인의 리코더 연주와 몸부림이 돋보였다. 그날의 레파토리 _ 힙합송, 깡......more

Commented by TheProdigy at 2009/05/04 16:53
밴드라는게 해체, 결성, 교체가 잦은데... 어떻게 영원하기를 바랄수 있겠어요... 장기하 씨만 해도, '눈뜨고코베인' 의 드러머 였으니... 기회 되시면 '어색한 관계' 도 한 번 들어보세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9/05/06 11:36
이적이 참신함으로 다가와서 성장하여 원숙한 뮤지션이 되었듯이,
장기하라는 뮤지션이 계속 성장하여 꾸준히 좋은 음악을 내주길 바랄뿐이죠.
"어색한관계"는 '눈뜨고 코베인'의 노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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