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보수'를 위한 분류

우리나라에서 '보수'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종류일까...한번 분류해보았다.

(다음 가이드라인은 전적으로 저자의 경험에 의해서 이뤄진 분류이고, 여기에 맞지 않으면서도 보수라고 분류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태클 환영합니다. 저도 그런사람을 알고 싶거든요.)


1. 직접적인 경험에 의해서 반공 이데올로기로 똘똘 뭉친 사람

할아버지 세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고, 이런 경우에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빨갱이는 때려잡아야 한다"라는 기본 마인드가 확고하시고 이를 꾸준히 이용해온 한나라당 덕분에 정치성향도 올곧으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우리나라가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고 어찌할 방법도 없다. 하지만 이런 부류때문에 더 큰 문제가 생겨난다. 2번과 같은.

재미있는것은 젊은 층에서도 이러한 부류를 찾아볼 수 있다는거다. 전경에 복무하면서"좌빨이라고 생각되는 시위대"랑 부대끼며 고생했던 사람들중에 말이 안통하는 반공 이데올로기로 도배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정치를 얘기하면 근본적인 거부감때문에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들이 좀더 다양한 경험에 의해서 선입관을 바꾸길 바라지만...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2. 간접적인 경험에 의해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체득된 사람

주로 중/장년층에서 찾아볼수 있는 사람들이다. 70년대의 "멸공"교육의 수혜자들이 많고 공산주의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적은 없지만 빨갱이는 때려잡아야 하는 사람들이고 한나라당 이외의 세력은 나라 망칠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1번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고 이들은 주로 지역주의와 결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에게도 지역주의가 미치는 영향은 지대해서, 특정지역 출신이고 대학교육을 타지역에서 받지 못한경우, 이부류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부류의 사람들의 반공이데올로기 또한 어떠한 논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는 근본적인 거부감을 설명하지 못하고 이러저러한 말로 중언부언하면서 정당화 하는경우가 많다.


3. (자기가 인지하지 못하는) 파시스트

박정희/전두환 시대의 파시즘 독재 정부를 그리워하는 부류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민주주의의 원칙또한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그 당시의 정권처럼, 국가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것정도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김일성과 비슷한 파시스트로 분류된다는 것을 알면 무진장 싫어하지만, 사실이다. 농담처럼 얘기되는 "경제만 살리면 되지"라는 말의 논리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부류이기도 하다.
이들이 과반수가 넘는 순간, 그들이 원하던 독재국가가 펼쳐질것이다.(그렇게 될 가능성도 꽤 존재한다고 본다)


4. 친미주의자

미국은 우리나라를 공산주의로부터 구해준 킹왕짱 강하고 좋은 나라이므로 미국에 달라붙어있는게 옳은일이고 미국에게 반대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절대악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왜 이들이 보수로 분류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의 국익와 한국의 국익이 충돌되는 경우(ex. 전작권 환수, 미국 쇠고기, FTA )등에서는 서슴없이 미국의 국익을 주장한다.
1번,2번과 결합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대선처럼 미국이 반보수의 경향을 보이는 경우, "보수적이지 못한 미국은 진짜 미국이 아니다"라며 청나라를 멸하고 명나라를 다시 되살리겠다는 철없는 북벌론처럼 소중화(미국화?) 주의자로 변하기도 한다.


5. 철저한 능력중심 주의자

민주주의의 요소중, 평등을 무시하는 부류이다. 능력이 있으면 시스템의 부조리 정도는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반대로 이를 극복하지 못한 부류를 무시하기도 한다. 주로 자수성가한 인물중에 찾아보기가 쉬우며 자신이 승리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로 주류계급에 포진되어있다.

이들 부류 자체가 잘못된것은 아니다. 정치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라면 이성적인 대화도 가능하고, 유능한 인물일 확률이 높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과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를 얘기하는 것은 피곤하기만 할 뿐, 설득이 불가능하다. 왜냐면 이들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국민은 모두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기본적인 생활권을 존중받아야 한다"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6. 철저한 자본주의 신봉자

가장 전통적인 보수주의의 의미에 가까운 부류이다. 자본주의란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경제체제라고 생각하고, 정부는 이를 해치지 않는 선으로 개입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이 자본주의의 단점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유지해야 할 선"의 가치로 생각하는 순간부터 이들은 대화 불가능한 부류로 전락한다. 하이에크와 프리드만은 신성 불가침한 신의 영역이며 신자유주의는 역사의 순방향, 이를 비판하는 사람은 구닥다리 맑시즘의 선봉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종종 이들은 자본주의를 정치체제로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북한은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서 배척을 당하는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서 욕먹는거다)

이 부류중 일부는 "현대 사회는 돈이면 무엇이든지(사랑이라도) 살수 있고 돈을 못버는 사람은 쓰레기이다"라는 배금주의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위와 같은 분류는 단일한 것이 아니며, 한사람은 여러 부류로 중복되어 있을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4,5,6번의 경우라고 보이며 우리의 자본주의 수령님 조갑제씨는 2, 3, 4, 6이라고 보인다.
뉴라이트는 6번을 내세우면서 등장했지만 실은 3,4번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한나라당의 주류이다)
자유선진당 또한 "진정한 보수"를 내세우면서 등장했지만 인물의 구성과 지향점을 볼 때, 조갑제씨와 일치한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보수"란 민주주의의 원칙을 인정하고 자본주의가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본주의와 전통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국익을 추구하는 부류이다. 굳이 찾자면 김대중 전 대통령정도 일텐데(노무현 전 대통령은 복지정책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조금 애매하다) 이런 부류들은 우리나라에서 "좌빨"로 취급당하는 현실이라니.

언제쯤이면 올바른 보수에 입각한 정치세력을 보게 될까.

by 흑설탕기사 | 2008/11/05 14:58 | 정치적 인간 | 트랙백(1)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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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redbaron's m.. at 2008/11/14 16:05

제목 : RedBaron의 생각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대한민국의 보수...more

Linked at 흑설탕기사당 : 어느 기회주의.. at 2009/02/05 16:00

... 더 큰 기득권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했을 것이고 그와중에 자기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철거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노력은 등한시 했을 것이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보수로 보인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그리고 그들은 자기의 성공체험을 발판삼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경멸하고 현시스템을 찬양하는 것이다. 그 시스템의 부당함을 온몸으로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지독 ... more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8/11/05 15:11
처음인데 덧글 남겨도 되지요? ^^;;

6. 은 일부 경제학자들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자기들 돈될 때만 시장주의 원칙 찾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8/11/05 17:14
6번을 사상적 정당화를 이루기 위해 이용해먹는 세력이 많죠. 모블로그의 글에도 "위대하신 하이에크"가 등장하지 않으시던가요.;;
순수한 6번 유형은 찾아보기 힘들긴 하지만, 6번을 내세우는 '보수'세력은 꽤 많기 때문에 항목을 추가했습니다.
Commented by MoonJ at 2008/11/05 18:45
굉장히 깔끔하게 정리하셨네요^^ 저도 정리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문제인데.
즐겁게 보았습니다.
김대중대통령정도가 올바른 보수 유형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어디서 기본적인 사상도 없는 놈들이 보수라고 떠들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세력에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반장 한번도 안해봤던 놈이 반장해보니 이것도 힘들더라...;; 하는 생각과 워낙 보수적으로 깔려있는 시스템에서 아둥바둥하다가.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이미지로 진보 보수 양측에 박쥐같은 존재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포스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오늘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이유를 알 수 없게) 기뻐하면서도 우리가 노무현전대통령에게 '과도하게' 기대했던 이유로 실망했던것과 마찬가지로. 미국민들도 기대치가 높은 탓에 실망하지 않을지 약간 답답한 마음도 드네요.
Commented by 흑설탕기사 at 2008/11/06 13:35
네, 즐겁게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어정쩡한 포지션때문에 공격을 많이 받았지요. 차라리 어느 한쪽을 취했다면 지금처럼 한거에 비해 과도한 비난을 받은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는 받지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오바마에게 주어진 숙제가 많고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처럼 어정쩡한 행보는 보이지 않을거라고 봅니다. 미국은 그래도 정치 시스템이 잘 정비된 나라이어서, 우리나라처럼 해당하고, 창당하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상황은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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