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16일
피해의식으로 합리화시키는 불합리 - 군가산점
남자가 군가산점 반대하면 찬성, 찬성하면 반대?
고등학교때 우리학교 교복은 안예쁘기로 악명이 자자했었다. 그래서 다닐때는 모두다 교복을 바꾸기를 원했고, 실제로 바꾸려고 설문조사까지 했었다. 헌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었다. 이제 졸업하려는 고3들의 열렬한 반대에 의해서 교복을 유지하게 된것이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왜 우리가 졸업할때 바뀌는 건데, 우리만 피해볼 수 없다"
웃기는 논리고 유치해보이는 논리이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그러한 논리를 참 많이도 볼 수 있었다.
군가산점 논의의 주된 원인은 원치않게 국가가 강제하는 징병제이다. 남자에게만 강요된 의무이고 그 강제된 2년이 앗아가는 바는 굉장히 크다. 이것이 정말로 신성시 되던 때에는 이것이 별 문제가 없었다. 사회란 남자들이 이루어가는 곳이고, 그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군대라는 곳을 먼저 거쳐가야 하는 것이었으니... 그리고 그 군대를 거치지 않은 사람 - 특히 여성 - 은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 어려웠다. 이는 경제권의 편중과 남성중심 사회의 공고화를 이뤄냈다.
헌데 형식적 남녀평등 - 실질적 남녀평등은 아직 멀었다고 본다 - 이 이뤄지기 시작하니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성에게만 부가되어 있는 군복무의 의무는 그대로인채(물론 개월수는 줄었다) 남성으로서 얻는 특권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군필자의 분노가 발현되기 시작한다. 국민의 의무지만, 모든 사람이 다 동등하게 치뤄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서 정상적인 대응은 징병제를 포기하도록 하거나 군대를 감으로써 얻는 특권을 정당한 혜택으로 바꿔서 제도화 시키는 것이다.
헌데 이건 둘다 엄청난 추가 예산이 필요하게 된다. 이 와중에 교묘하게 타협점을 찾은 것이 군 가산점 제도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전략이다. 예산확충도 필요없고, 추가 인력도 필요없으면서도 군필자의 불만을 상당수 돌릴 수 있게된다. 헌데 문제는 이것은 혜택이 아니라 군 미필자에 대한 불이익 형태로 주어진다는 점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군필자가 국가로부터 보상받아야 하는 문제가 군필자가 군 미필자의 권리를 빼앗는 식으로 해결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공격의 대상은 바뀐다. 나를 불합리하게 징발한 국가로의 분노가 징발되지 않은 사람에게로 돌려지는 것이다.
"왜 나만 피해를 받아야 하는데?" "너희는 군대를 안갔으니까 피해를 받아도 괜찮아"
매번 이글루스에서 벌어지는 군대 vs 여성차별 의 문제는 이렇게 시작된다. 문제는 징병제지만, 어느새 징병한 국가보다 군대안가고 권리를 지키려는 여성에게 비난이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장애인은 대놓고 논박하기 꺼려지니까 제외)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이다.
군대가 남자를 징발하는 것은 굉장한 불합리한 일이고 어쩔수 없이 용인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여기에 대한 보상을 국가가 해주는 식으로 변해야 한다.
하지만 군 가산점은 이를 위해 극복할 수 없는 불합리를 하나 더 만들어 놓는 일이다. 입이 아프도록 반복하지만 여성으로 태어나면 군가산점을 얻기 위해서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통과해야하고, 신검 부적격자로 태어나면 기회자체가 전혀 없다.
태어나면서 선천적인 요인에 의한 차별은 무엇이든지 철폐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일반적으로 백인이 흑인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아서 업무능력이 높을 확률이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불이익을 받으면 안되는 것처럼. 취업에서의 판단 조건에 외모, 키, 가정환경과 같은 선천적인 요소를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불평등이고 그것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헌데 정부는 성별과 신체능력이라는 선천적인 요소를 공무원 선발에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군가산점"이라는 명목 하에서.
실질적인 평등은 힘들다 하더라도 제도적으로 드러내놓고 차별하는 것은 없애야 하지 않나.
사기업에서의 차별을 일일이 다 감시할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공무원 선발은 가장 공평 타당하게 이뤄져야 하지 않나.
내가 피해를 입어서 못견디겠다는 피해의식은 조금만 접어놓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어떤것이 공평한 일인가. 하나의 불합리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다른 불합리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고등학교때 우리학교 교복은 안예쁘기로 악명이 자자했었다. 그래서 다닐때는 모두다 교복을 바꾸기를 원했고, 실제로 바꾸려고 설문조사까지 했었다. 헌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었다. 이제 졸업하려는 고3들의 열렬한 반대에 의해서 교복을 유지하게 된것이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왜 우리가 졸업할때 바뀌는 건데, 우리만 피해볼 수 없다"
웃기는 논리고 유치해보이는 논리이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그러한 논리를 참 많이도 볼 수 있었다.
군가산점 논의의 주된 원인은 원치않게 국가가 강제하는 징병제이다. 남자에게만 강요된 의무이고 그 강제된 2년이 앗아가는 바는 굉장히 크다. 이것이 정말로 신성시 되던 때에는 이것이 별 문제가 없었다. 사회란 남자들이 이루어가는 곳이고, 그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군대라는 곳을 먼저 거쳐가야 하는 것이었으니... 그리고 그 군대를 거치지 않은 사람 - 특히 여성 - 은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 어려웠다. 이는 경제권의 편중과 남성중심 사회의 공고화를 이뤄냈다.
헌데 형식적 남녀평등 - 실질적 남녀평등은 아직 멀었다고 본다 - 이 이뤄지기 시작하니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성에게만 부가되어 있는 군복무의 의무는 그대로인채(물론 개월수는 줄었다) 남성으로서 얻는 특권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군필자의 분노가 발현되기 시작한다. 국민의 의무지만, 모든 사람이 다 동등하게 치뤄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서 정상적인 대응은 징병제를 포기하도록 하거나 군대를 감으로써 얻는 특권을 정당한 혜택으로 바꿔서 제도화 시키는 것이다.
헌데 이건 둘다 엄청난 추가 예산이 필요하게 된다. 이 와중에 교묘하게 타협점을 찾은 것이 군 가산점 제도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전략이다. 예산확충도 필요없고, 추가 인력도 필요없으면서도 군필자의 불만을 상당수 돌릴 수 있게된다. 헌데 문제는 이것은 혜택이 아니라 군 미필자에 대한 불이익 형태로 주어진다는 점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군필자가 국가로부터 보상받아야 하는 문제가 군필자가 군 미필자의 권리를 빼앗는 식으로 해결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공격의 대상은 바뀐다. 나를 불합리하게 징발한 국가로의 분노가 징발되지 않은 사람에게로 돌려지는 것이다.
"왜 나만 피해를 받아야 하는데?" "너희는 군대를 안갔으니까 피해를 받아도 괜찮아"
매번 이글루스에서 벌어지는 군대 vs 여성차별 의 문제는 이렇게 시작된다. 문제는 징병제지만, 어느새 징병한 국가보다 군대안가고 권리를 지키려는 여성에게 비난이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장애인은 대놓고 논박하기 꺼려지니까 제외)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이다.
군대가 남자를 징발하는 것은 굉장한 불합리한 일이고 어쩔수 없이 용인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여기에 대한 보상을 국가가 해주는 식으로 변해야 한다.
하지만 군 가산점은 이를 위해 극복할 수 없는 불합리를 하나 더 만들어 놓는 일이다. 입이 아프도록 반복하지만 여성으로 태어나면 군가산점을 얻기 위해서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통과해야하고, 신검 부적격자로 태어나면 기회자체가 전혀 없다.
태어나면서 선천적인 요인에 의한 차별은 무엇이든지 철폐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일반적으로 백인이 흑인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아서 업무능력이 높을 확률이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불이익을 받으면 안되는 것처럼. 취업에서의 판단 조건에 외모, 키, 가정환경과 같은 선천적인 요소를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불평등이고 그것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헌데 정부는 성별과 신체능력이라는 선천적인 요소를 공무원 선발에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군가산점"이라는 명목 하에서.
실질적인 평등은 힘들다 하더라도 제도적으로 드러내놓고 차별하는 것은 없애야 하지 않나.
사기업에서의 차별을 일일이 다 감시할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공무원 선발은 가장 공평 타당하게 이뤄져야 하지 않나.
내가 피해를 입어서 못견디겠다는 피해의식은 조금만 접어놓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어떤것이 공평한 일인가. 하나의 불합리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다른 불합리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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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가산점과 군복무에 관한 한국여성들의 시각 by 페이퍼
- 군필자라고 취업시 가산점 준다고 하면 내가 좋아할것 같냐? by 하늘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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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2/16 00:42 | 정치적 인간 | 트랙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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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군가산점 떡밥, 과연 군가산점은 주어서는 안 되는 ..
피해의식으로 합리화시키는 불합리 - 군가산점 무슨, 민영회사에서 가산점을 준다는 것도 아니고,가산점 대상이 무한정인 것도 아닌 것 같은데(일정 비율 이상 해당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항이 있는 것 같던데요)심지어 국가에서조차 군필에 대한 가산점을 성평등을 근거로 부정해야 한다는 건 좀 이상하군요. 국가공무원 시험에 군필에 대한 가산점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군필에 대한 가산점이 여성, 장애인에게 역차별이라면,여성과 장애인들도 먼저 군대 정도로 '목......more
혹은 컴퓨터에 포토샵이 깔려있으시다면, 제어판에 'Adobe Gamma'라는게 있을겁니다, 그걸 이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처음에 'Step by Step'과 'Control Panel'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데 'Control Panel'을 선택하시는걸 권장해드립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모니터 교체시기가 몇년이 지나서...(먼산)
저도 가끔 안보일때가 있어서 스킨을 바꿨는데 좀 나아보이나요?
/Xeizure
아니요.
"군필자들이 군가산점 가지고 열올리는 건 정부에 낚이는 길이다"가 주제입니다.
군필자들에 대한 보상은 이뤄져야 하는거죠. 헌데 군가산점으로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건 혜택이 아니라 차별이니까.
저도 군가산점 자체는 너무 복잡한 문제를 만든다라고 생각되고, 다른 해결 방법을 찾는게 좋다라는 생각에는 동감합니다....만,
저와는 문제의 논점이 다르신 분이군요.
징병제가 문제라고 보는 것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독일의 경우도 징병제입니다. 양심적병역거부가 가장 먼저 정착되었고, 맨날 저같은 남자가 부러워하는 '독일 여성 군복무제한 남녀평등 위반'판정을 받은 것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징병제가 문제라면 찰싹같이 붙는 멘트라 지겹긴 하겠지만, 반대로 그런 독일은 공무원 채용시 일정비율로 군복무자를 선발합니다. 그들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회봉사기여도가 높은 군복무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전 더욱 궁극적인 문제는 징병제가 아닌 공무원 채용시험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년 점수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낡은 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점수0.몇점에 당락이 결정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겁니다. 시험이전에 사회봉사활동이나 정부주재사업에서 단기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라든가, 머 이런 경험이 공무원의 조건으로 더 적합하다라고 보이는데 그런 건 거의 없다라고 보여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독일의 예처럼 군필자에 대한 인식을 사회 봉사를 한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바꾸어보는 것도 좋다라는 생각입니다.
독일의 대체 복무제가 징병제의 폐단을 상당수 완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결국 우리나라가 징병제를 유지한다면 다양한 대체 복무제를 도입하여 그 폐단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겠지요. 어짜피 현역으로 입대하더라도 그중의 50%가까이가 비전투 인력에 투입되는 과정에서 굳이 현역 복무만이 병역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소위 "땡보직"의 상당수는 외부인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이고, 이를 대체복무제 인력에게 맡기는 편이 낫겠지요.
하지만 그 궁극적인 해결책은 모병제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징병제란 것 자체가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니까요. 어쩔수 없이 국방비를 늘리지 않기 위해 도입하고 있긴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국방의 의무를 강요한다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그 수많은 인원이 국가 경제활동에 참여한다면 국민 생산이 훨씬 높아지겠지요. 미국처럼 군인 사병은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 효율적인 일입니다. 장교의 질만 유지하면 되지요. 우리나라처럼 세계 최고 학력의 사병을 보유하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입니다.
그리고 공무원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공무원에 이렇게 경쟁률이 높을 필요는 없고, 중앙 업무를 처리하는 고급공무원 이외에는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명감과 정직함만 가지고 있으면 되지요. 하지만 유일하게 남은 양질의 일자리가 공무원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사회 봉사 제도로 돌리면 그에따른 폐단이 더 늘어날게 뻔하군요. 마치 대입 입시제도처럼,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 바꿔도 소용없을거라는 것이죠.
1. 공무원 채용 시험 난이도를 올려 변별력을 현실성 있게 만드는 것은(그럼으로써 군가산점은 명목상 유지하되 실질적 효력은 아예 없게 만드는 것은) 국가에게 좋은 '생색'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겁니다. 이른바 (업무상 불필요한) 능력에 의한 차별.
2. 키나 외모나 지능은 소득과의 (양의) 상관 관계가 대체로 인정됩니다. 이것들은 영양공급 등 후천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유전 등 선천적인 요인이 꽤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에 대해서는 역차별로 형평성을 맞추자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꽤 드물죠. (키에 따른 '키 세금'을 매기자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유명 경제학자는 하나 압니다.)
그리고 이건 딴지 같지만, 초반의 비유는 가산점 논의와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 저건 개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꾸려는 것을 반대하는 전역자들을 설명하는데 적절한 비유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반대 이유는 단순히 너도 당해봐라는 식의 심리적 요인보다는 모병제로 바뀌면 그만큼 예산 부담이 커지니까 그러는 요인이 클 듯 한데. 국가나 국민이나.)
몇 개의 트랙백들과 링크들을 거쳐와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_^ 특히 "결국 군필자가 국가로부터 보상받아야 하는 문제가 군필자가 군 미필자의 권리를 빼앗는 식으로 해결되어 버리는 것이다."는 지적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게 기존 군가산점제의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1, 2번 둘다 동의합니다. 군가산점이 옳지 않은 것은 불필요한 능력에 의한 차별이니까요.
초반의 비유가 조금 동떨어진것 인정합니다. 쓰고나서도 조금 동떨어진 것 같아서 삭제하려다가 그래도 "잘못된 제도를 고칠생각을 하지 않고, 그 제도의 피해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난을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어서 그냥 남겨뒀습니다만, 조금 어정쩡한 비유가 되어버렸군요. 필력의 부족함을 절감합니다.
"비민주적"이란 말이 조금은 거스릴 수 있겠군요. 제가 말하려 했던것은 모든 사람에게 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군대에 가라고 하는 것이 "민주적"일 수 없다는 것이죠. 구성원의 자유의사가 개입될 여지가 없으므로. 단순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게 하는 것과는 다르지요. 실례로 여호와증인 신도들은 군대 안가는 대신에 어떤 댓가라도 치르려고 합니다. 하지만 국가는 그것을 용납 못하므로 무조건 감옥에 그들을 보내야 하죠.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비민주적"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국가 제도가 국민의 동의없이 이뤄지고 국민이 그것을 거부하거다 대체할 방법이 없으므로. 대체 복무제(다소 더 긴 시간일지라도)를 허용해야 하는 것이 그 이유에서이겠죠.
"비효율적"이란 말은 말 그대로입니다. 대학까지 나온 고급인재(요즘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를 일괄적으로 군대에서 2년 보내게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해지요. 벤쳐 회사 사장이든지, 외국 일류대학 연구원이든지 모조리 다 2년을 고등학생 정도의 지적 능력만 있으면 되는 사병 업무에 매달려야 하죠. 미군 사병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당연한겁니다. 군대 사병은 고급 지적 수준이 필요없이 시키는대로 자기 업무만 할 줄 알면 되지요. 그게 효율적인것이니까요.
모든 이의 목숨값을 똑같이 매기는 것은 경제적으로 볼 때 매우 '비효율적'이겠죠. 하지만 목숨을 경제학적으로 계산하여 '돈 없으면 군대 가서 일하고, 돈 있으면 돈 왕창 내라'고 한다면 과연 얼마나 동의할까요. 현재 대한민국 국군은 50만명 이상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고, 누군가는 그 50만명 중 하나가 되야 한다면, 그 기준은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비효율적'으로 고급 인재가 군대에 가는 것이 못마땅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흑설탕기사님의 국적인 대한민국은 연간 백여명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상해자를 배출하는 합법적 폭력집단인 군대에 의해 안전을 보장받고 있는 나라입니다. 세상이 평화롭기만 하다면 저도 편하고 좋겠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병역법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은 획기적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목숨은 목숨으로'가, '비효율적'일지는 몰라도 가장 '인간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벤처 회사 사장, 외국 일류대 연구원, 모두 훌륭한 '인재'고 경제적으로 훌륭한 자원이겠지만, 모든 인간은 평등합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의 희생에 의해 안전을 보장받고 있고, 그 '누군가 희생'이 자신이 될 수 있는 확률은 동일해야 합니다. 특정 계층에게만 강요되어서는 안 되죠. 돈 있는 사람이나 돈 없는 사람이나, 돈 잘 버는 사람이나 돈 못 버는 사람이나, 그 확률은 똑같이 돌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민주적'인 거라고 봅니다. 그러한 '희생에 의한 안전 보장'을 인정할 수 없다면,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옳겠죠.
결론적으로 "목숨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병역 의무를 모두가 일괄적으로 징집당하는 징병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라는 말이군요.
저는 유로스님의 논리는 평민의 중장보병으로 군사력을 유지하던 로마와 같은 옛날에서나 통용되는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경제력의 차이가 크지 않고 별다른 병기가 존재하지 않던 고대에서는 몸을 대주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으니까요. 현대의 복잡하고 다변화된 사회에서 이러한 논리는 맞지 않지요.
일단은 군대가 사회에 비해 위험한 곳이긴 하지만 당장 전쟁을 치루고 있는 곳이 아니고, 일부 부대를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곳은 아닙니다. 그리고 당장 전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사회를 효과적으로 유지시킬만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지요. 전쟁이 일어났다고 해도, 말씀하신 "인간적인 방법"을 위해서 국민은 모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투에 투입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입니다. 그랬다가는 전쟁이후 복구할만한 여력이 없어지니까 모든 국가가 전투병력/지원병력을 분리하여 여성 혹은 산업에 중요한 인재는 후방에 배치하지요.
그렇다고 유지를 원하시는 지금의 징병제가 과연 병역의무의 위험을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부담하고 있는가를 본다면 이또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징집 대상자중 50%만이 현역으로 복무를 하고, 그중에서도 50%가량이 비전투 요원입니다. 비전투 요원은 전투요원에 비해 사고를 당할 확률도 적고 전쟁시 생존확률도 더 높지요. 그렇다면 비전투/전투 요원을 나누는 것은 어떤 기준입니까? 아시다시피 "아무 기준이 없다"가 정답이지요. 학벌이 좋아서, 전공이 그쪽이라서, 부모님이 빽을 잘써서...보직을 결정받게 되고, 여기에따라 위험부담은 굉장히 달라집니다.
이렇듯이 어짜피 병역 부담의 위험이 공정하고 일률적으로 부담되고 있지 않다면, 알수없는 기준에 의해서 나누는 것보다 모병제로 돌리는 편이 훨씬 더 공정합니다. 소수의(지금 현역군인중 전투병력을 담당하는 반수에 해당되는 곳이겠죠.) 위험도가 높은 군인에게는 높은 수당을 약속하고 이에 자원하는 사람을 배치하는 편이 더 공정하다는 것이죠.
현재 우리나라의 현역군인 수는 79만명이고 이건 세계 6위에 해당됩니다만, 군인수만 그렇고 실제 군사력은 10위권 밖으로 추산됩니다. 결국 군인수를 늘린다고 해서 군사력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보다는 국방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군사력을 향상시키는 데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죠. 결국 단순히 기계적은 평등을 위해 징병제를 고수해서 병력수를 유지하는 것이 국방력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물론 휴전상태인만큼 어느정도의 병력수는 유지해야겠죠. 하지만 실질적인 군사력 향상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감축과 신무기 도입이 더 절실합니다. 이상황에서 기계적인 평등을 위해 현역군인 수를 유지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이죠.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국가의 안전 보장을 받는 다는 것은 책임 회피이고 무임승차이겠죠. 하지만 모병제로 변화했을때 군대를 안가는 사람이 병역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금으로 부담하여 전 국민이 병역의 의무를 분담하는 모습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