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대기를 생각해보자. "비디오 게임기 = PS2"라는 등식이 성립하던 시절. XBox는 여자들 뛰노는 야한 게임 돌리기 위해 일부 남자들이 찾는 이상한 게임기였고, GameCube는 보는것 자체가 어려운 게임기. 일부의 닌텐도 빠 이외에는 알지도 못해왔다.
헌데 이번세대 게임시장은 그 구조가 굉장히 많이 바뀌였다. 그리고 그말은 한마디로 정리된다. "PS3의 몰락, 소니의 몰락" 보통 이전세대기를 가진 사람이 후속 게임기를 사는 게임시장의 특성상, 이렇게 순식간에 시장판도가 뒤바뀐 것은 기이한 일이다. 보통은 PS->PS2의 경우처럼 그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이토록 급격히 몰락한 데에는 그런 이유가 존재한다.
드러나 보이는 요인은, Wii에게 라이트 유저 시장을 빼앗기고 블루레이 탑재로 경쟁기인 Xbox360에게 가격 경쟁력 조차 밀리는 등의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PS 독점 소프트의 부재 혹은 부진으로 본다.
알다시피 사용자가 어떠한 플랫폼을 정할 때 중요한 것은 그 플랫폼으로 어떠한 게임이 나오는가이다. 어떠한 게임기가 아무리 성능이 훌륭하고 값이 싸도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돌릴수 없으면 꽝이다. 괜히 PS2가 파이널 판타지의 약진과 같이 시작된 것이 아니고, 세가가 바보라서 쉔무에 수백억을 쏟아부었던 것이 아니다.(물론 언제나 투자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이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닌 PS시리즈가 차세대기 경쟁에서도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이전 대작 시리즈만 충실히 내보내줘도 본전 이상 하는 상황.
헌데 이상하게도 차세대기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현상은 바뀌고 만다. XBox360으로도 할만한 게임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세대기에는 정말 출렁거림으로 먹고사는 게임밖에 없었는데!
물론 FF시리즈나 메탈기어 솔리드와 같은 PS3 독점 시리즈가 부진하고 매스이펙트, 기어오브워, 헤일로와 같은 XBox360 독점 시리즈가 약진을 펼친것은 확실하지만, 그보다는 이전 세대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숱한 멀티 출시작들의 홍수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폴아웃3, 모던워페어2 등등의 대작들이 잇달아 Xbox360, PS3 멀티로 출시되었고 PS 시리즈에서 독점을 하던 버츄어파이트 시리즈나 철권 시리즈도 Xbox360으로 출시되었다. 원래 하드웨어 스펙으로는 월등한 PS3이지만 이렇게 멀티로 출시된 게임의 경우 퍼포먼스는 양쪽다 비슷했고 최적화가 부족한 게임은 오히려 XBox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PS3 독점작의 경우에도 언챠티드2 등의 일부 게임을 빼고는 전체적인 질이 XBox360을 압도하지 못하였다. 결국 비슷한 성능에 비슷한 게임들 하지만 훨씬 싼 가격의 Xbox360이 더 큰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PS3가 이정도나마 팔리는 것은 PS2의 후광덕분이다.
왜 이런일이 일어난걸까. Sony의 지배력이 갑자기 약해진걸까? 왜 더 좋은 성능의 게임기로도 더 좋은 게임을 돌리지 못하는걸까?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그래픽의 향상덕분에 생긴 제작비의 증가라고 본다. 점차 유저들의 눈은 높아지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일수밖에 없는 상황. 일단 해상도가 HD로 올라가면서 7배 가까이 올랐으니 산술적으로도 몇배의 노력이 더 들어가는것이 당연하다.
모던워페어2의 경우 500억이라는 돈을 투자했고, GTA4의 경우 1000억에 이르는 돈이 투자되었다. 이렇게 거금을 들이는 게임이 하나의 플랫폼에 매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현상. 전통의 PS시리즈를 지켜왔던 파이널판타지도 13에 이르러서는 몇배나 늘어난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멀티플랫폼 출시를 결정했다.
또한가지 짚고 싶은것은, 사실상 이제 게임기의 스펙이 게임 퀄리티의 한계가 되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PS2까지만 해도 게임기의 성능때문에 시야를 제한시키고 폴리곤을 제한시키는 짓을 했어야 했지만 차세대기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고 있다. PS3는 Xbox360에 비해 훨씬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PS3에서 Xbox용 게임보다 훨씬 더 좋은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 (아니 내가알기로는 언챠티드 빼고는..) 심지어 최근에 출시한 Mass Effect2의 프로듀서는 "
아직도 Xbox360의 성능을 한계까지 사용하지 못했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물론 PS3의 모든 성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무제한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면 Xbox보다 더 나은 품질의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과 노력은 모두 돈으로 귀결되고, 아직까지 그런 천문학적인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Sony가 개발 편의성에 대한 지원이 열악한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Sony는 PS3로 넘어오면서 기술에 대한 지나친 과신을 했다. 블루레이라는 신기술이 표준이 될것이라는 과신과 그리고 게임 개발사의 개발력이 PS3의 모든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할것이라는 과신. 그 댓가를 치르면서 많은 써드파티와 점유율을 잃고 있다.
과연 차차세대 게임기로 넘어가면 이점이 달라질까? 올라가는 제작 코스트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성. 이 딜레마를 해결해줄 대안이 있을까?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하드웨어의 한계에서 소프트웨어의 한계로 넘어간 게임 개발시장. 이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를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